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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도 넉넉한 이동국 “왼발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입력 2014-04-06 16:48 
발가락 부상을 당한 이동국이 아픔을 참고 뛰었다. 귀감이 될 투혼을 보여줬다. 사진(서울 상암)= 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상암) 임성일 기자] 진통주사를 맞았다지만 꿰맨 발로 공을 찬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동국이 투혼을 보여줬다.
광저우전에서 그 단단한 축구화 가죽이 구멍이 날 정도로 크게 발을 밟혀 오른발가락에 쪽에 세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은 것이 지난 3일이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6일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원정경기에 모습을 보였다.
애초 출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최강희 감독도 광저우전 이후 서울전은 카이오로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는 말로 이동국의 출전이 어렵다는 것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동국은 서울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후반 8분 카이오를 대신해 필드를 밟았다. 비록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그의 희생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경기를 앞두고 최강희 감독은 쉬라고 했으나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진통제라도 맞고 45분 정도는 뛸 수 있다고 했다”면서 이런 노장선수들의 희생과 솔선수범이 있으면 확실히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는 말로 박수를 보냈다.
쉽지 않은 투지였으나 정작 이동국은 넉넉한 웃음을 보였을 뿐이다. 경기 후 만난 이동국은 그 발로 어떻게 공을 차냐는 질문에 왼발로도 충분한 것 아닌가”라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선배가 이 정도로 뛰는데 이제 어지간한 부상에 후배들이 쉴 수 없을 것”이라는 말로 짖궂은 협박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속은 깊었다.
이동국은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빡빡한 강행군 속에서 대부분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하나 편하자고 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을 전했다.
넉넉한 웃음과 재치 있는 말로 넘겼으나 왜 아프지 않았겠는가. 종료휘슬이 울리자 이동국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후배들이 진심으로 따르는 선배는 말이 그리 많지 않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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