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8] 무인기 발견 후 '침묵의 9일'
입력 2014-04-04 20:01  | 수정 2014-04-04 20:57
【 앵커멘트 】
북한에서 내려온 무인기가 발견되고 정부의 중간 조사 결과가 나오는데 9일 걸렸습니다.
침묵의 9일 동안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정치부 김성철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경기도 파주 야산에서 추락한 무인비행기가 발견된 것이 지난달 24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무인기가 북한제로 잠정 결론 내리는데 9일이나 걸렸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 공식 발표를 그대로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외관으로 보고 짐작한다고 해서 발표한다면 나중에 국가의 신뢰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따라서 그렇게는 발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 조사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가 이유입니다.

그런데, 그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9일만에 무인기가 북한제라고 든 이유가 이겁니다.

십자 낙하산은 군에서 운용하는 것이다.

북쪽에서 와서 서울을 거쳐 파주로 돌아가다가 추락했는데, 북한 지역으로 복귀할 수 있는 연료가 남아있다.


또, 부품에 북한에서 쓰는 한글...'기용일자', '사용중지일자'가 새겨져 있다.

발견 당일날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경우는 두가지일 것 같습니다.

그 정보를 분석할 능력이 안됐던가, 우리 영공이 뻥 뚫린 사실을 숨겼던가...

첫째는 정부 측 조사요원과 접촉한 민간업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인 항공기를 정말 모르더라. 정부에 전문가 없는 것 아니냐는 느낌 받았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두번째 가능성에 대해서 오늘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한 번 직접 들어보시죠.

김재윤 "24일날 발견됐으면 즉각적인 대응책을 내고..."

정홍원 "발견되자마자 조치를 시작했습니다."

김재윤 "정부가 실질적으로 쉬쉬한 것 아닙니까?"

정홍원 "전혀 안그렇습니다."

【 질문2 】
파주에서 무인비행기 발견된 후 상황과 백령도에서 무인기가 발견된 후 국방부 태도가 바뀐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발견 당시 대공 용의점이 없다.

민간인들이 지도 정보 취합하려고 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당시 사진에 청와대 사진도 있었다는 목격자 이야기가 있었는데도 정부는 말할 수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조사해서 발표하겠다는 식이었죠.

어떻게 보면 미스터리로 굳혀지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31일 북한이 포사격 훈련을 이유로 NLL 이남에 포를 쏘고 우리도 대응 포격했던 날인데, 백령도에서 하늘색으로 칠한 추락 무인기가 발견됐고 언론에 보도가 나갔습니다.

파주에 이어 백령도에서 발견되니... 이제 부랴부랴 정부에서 사흘 만에 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리가 나왔고 4월 2일 국방부가 발표하게 됐습니다.

만일 백령도 무인기 발견 안 됐으면 어땠을까요?

상상에 맡길 일입니다.

【 질문3 】
북한 무인기가 내려와서 청와대 사진을 찍고 돌아갔는데, 청와대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파주에서 무인기가 발견됐을 때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와 독일 순방 중이었다.

저도 현장에 같이 있었다.

마침 경호실 관계자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어서 이런 일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말을 아끼고,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북한 것인지 확실하지도 않은데라는 말만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31일 또 발견되고 나서부터 다소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갔다.

4월 1일 중간 조사 보고가 국가안보실로 올라갔고, 바로 다음날인 2일 NSC 상임위원회가 소집됐다.

보통 오후 2시에 소집되는데, 오후 5시 소집이니 긴급이라는 말을 붙여도 무방할 듯 싶다.

평소는 1시간 남짓 열리는데 이날은 무려 3시간이나 진행됐다.

북한 무인기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그리고 이번 도발에 대응조치는 어떻게 할 것이냐를 논의했다고 한다.

【 질문4 】
청와대에서 긴급 NSC 회의를 소집할 정도면 꽤 큰일 아닌가요? 그런데 정부는 계속 괜찮다만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대정부 질문을 보면 답은 간단히 요약된다.

이번은 별로 위험하지 않았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앞으로 위험할 것 같다.

그러니 막을 수 있는 예산을 달라...직접 들어보실까요?

황진하 "그러면 국회나 국민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말이 뭡니까?"

김관진 "해당되는 소요만큼 필요한 예산을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북한이 지금껏 똑같은 방식으로 도발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그 도발을 사전에 정보를 알아서 차단했다고 성과를 자랑했던 적은 없습니다.

늘 도발이 일어나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레이더 강화하고 더 신식 무기 도입하고 하면서 예산을 쓰는데...

이번에도 또 그 반복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질문5 】
안보 불안 큽니다. 누군가 책임 져야하는 것 아닙니까?

>국방부에서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것이 저고도 레이더가 없어서 이런 것 발견 못했다.

사람 탓이 아니고 기계탓이죠.

그런데, 북한의 도발 방법을 미리 알아내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안보를 책임진 사람들의 임무라는 점을 감안해서...

그 노력을 게을리했던 사람들 반드시 찾아내서 책임은 물어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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