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골드만삭스 예상밖 경징계
입력 2014-04-03 22:39  | 수정 2014-04-04 10:07
'미인가 채권 판매' 혐의를 받아온 골드만삭스에 대해 당초 예상과 달리 경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금융감독원은 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 대해 기관주의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최석윤 공동대표는 주의적 경고, 기타 직원들은 견책 조치됐다. 이는 이날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이 상정했던 원안보다 한 단계씩 제재 수위가 낮아진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은 당초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은 기관경고, 최 공동대표는 문책경고, 기타 직원들은 감봉 조치를 내용으로 한 제재안을 상정했다. 기관경고는 향후 3년간 인수ㆍ합병(M&A)과 신규 사업 진출이 금지되며, 문책경고는 3년간 금융사 재취업이 금지되는 중징계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금융투자검사국 제재안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일부 제재심 위원은 골드만삭스를 제재하면 향후 국내 금융사가 외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데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국내 금융사가 외국에서 영업활동을 할 때도 본사가 주도하면서 국외 지점이 조력자 역할을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가 제재를 받게 된 것은 홍콩지점이 미인가 상태에서 국내 채권 영업활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홍콩지점이 직접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한 것은 자본시장법상 '미인가 영업행위'에 해당된다는 게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판단이었다. 서울지점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논리였다.
일각에서는 중징계를 하면 금융당국과 골드만삭스 간에 국제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염려도 제기됐다. 보다 명확한 법적 근거를 갖고 제재해야 한다는 제재심 위원이 많아 경징계로 제재 수위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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