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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충수에 머무른 김호철 감독의 `필승전략`
입력 2014-04-03 22:19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3일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공격위주의 전략을 펼쳤으나 결과적으로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가 돼 준우승에 머물렀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천안)임성윤 기자]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삼성화재와의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강력한 공격위주의 전략을 펼쳤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러다.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유관순 체육관에서 펼쳐진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경기내내 맹공을 펼쳤으나 삼성화재의 벽을 뚫지 못하고 0-3으로 패했다.
초반부터 파격적인 전략이 강한 인상을 남긴 현대캐피탈이었다. 서브는 매번 강하게 들어갔고 예상치 못한 범실이 자주 출몰했음에도 연타보다는 강타와 속공 위주의 공격이 이어졌다.
이는 김호철 감독의 전략에 의한 움직임이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전 삼성화재 레오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강한 서브가 동반 돼야 하며 레오가 전위에 있을 때는 빠른 경기 진행을 유도 할 생각”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서브 리시브를 어렵게 해 레오가 세터로부터 좋은 토스를 받지 못하게 한다는 취지 였으며 전위 공격보다는 후위공격으로 힘을 빼겠다는 복안이었다.
실제 현대캐피탈은 이날 서브 범실이 지속됐음에도 스파이크 서브를 연속해서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경기 초반 레오의 공격만은 철저히 차단하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주포 아가메즈가 발목부상으로 본 컨디션을 보이지 못하는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호철 감독의 이러한 필승 전략은 현대캐피탈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됐다.
아가메즈 문성민으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이 힘겹게 점수차를 벌려 놓으면 서브 실책으로 가볍게 격차가 좁혀지는 악순환이 지속 된 것. 이날 아가메즈가 범한 범실은 9개에 달했고 문성민 박주형 최민호도 3개씩의 범실을 기록하는 등 모두 22개의 범실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세트 중반 이후 역전을 허용해야 했으며 1세트는 물론 2세트까지 우위를 잡지 못한 채 삼성화재에게 세트를 내줘야 했다.

3세트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를 빼고 송준호를 투입 토종 공격수들로 경기를 치르는 또 한번의 파격 카드를 꺼냈다. 1차전의 승리를 떠올리게 하는 과감한 승부수였다. 이는 잠시 효과를 보이는 듯 했다. 3세트 중반까지 3점차의 리드를 유지하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기 때문. 하지만 이 같은 카드의 효과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17-17 동점을 허용한 이후 삼성화재 레오의 공격력을 막아내지 못해 역전을 허용하더니 이선규의 속공과 박철우의 블로킹으로 또다시 세트를 내줘 경기에 패배하게 된 것.
1승2패 벼랑에 몰린 김호철 감독이 여자부 경기도 5차전까지 갔는데 남자도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야심차게 준비한 전략이었지만 결국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된 양상이었다. 그 결과로 현대캐피탈은 자신의 안방인 천안에서 삼성화재의 통합 3연패 및 7년연속 우승 그리고 통산 8번째의 우승을 축하해야 하는 달갑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lsyoo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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