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속도내는 삼성 사업재편 관련주 움직임은
입력 2014-04-03 17:23 
삼성 계열사 사업부문 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주가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매입,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 인수,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매입에 이어 최근 삼성SDIㆍ제일모직 합병, 삼성종합화학ㆍ삼성석유화학 합병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3세들이 실질적으로 경영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호텔신라, 제일기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인 삼성물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장남 이재용 씨는 삼성전자 부회장, 장녀 이부진 씨는 신라호텔 대표ㆍ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ㆍ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 차녀 이서현 씨는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ㆍ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계열 분리 등 지배구조 변환 과정에서 3세 경영인들이 투자자의 신뢰를 받기 위해 경영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삼성전자, 호텔신라, 제일기획의 기업 가치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잇따른 합병 이후 전자 계열 자회사들을 통해 화학 계열사들에 대한 영향력도 높이게 된다. 중장기적으로 전자ㆍ화학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물산에 대한 전문가들 견해는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 가치가 부각된다'와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상 주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4.1%), 삼성에버랜드(1.5%), 삼성SDS(17.1%) 등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 될 회사 지분을 모두 갖고 있다. 또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7.8%를 사들인 데 이어 삼성종합화학ㆍ삼성석유화학 합병 후 37%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상장ㆍ비상장 주식 가치가 10조원에 육박해 최근 합병 발표로 보유 지분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3세 계열 분리를 감안할 때 삼성물산 주가가 약세로 갈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 계열 분리를 얘기할 때 '이재용은 전자ㆍ금융, 이부진은 호텔ㆍ건설ㆍ화학, 이서현은 패션'이란 공식이 돌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그룹 전체 지주회사를 출범시킬 때 삼성물산이 인적 분할해 삼성전자 지분을 들고 삼성에버랜드 중심 지주회사와 합쳐지며, 이때 지주회사에서 떨어져 나온 삼성에버랜드 건설부문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합쳐져 새 사업회사를 만든 후 건설회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을 자회사로 보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낮아야만 삼성에버랜드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오너가에 유리한 구조라는 것이다.
한편 비상장사 삼성SDS의 수년 내 상장 가능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11.25%, 이부진ㆍ이서현 사장이 각각 3.9%를 들고 있어 향후 상장을 통한 차익금을 계열 분리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SDS는 삼성그룹 IT 물류 사업을 추가한 데 이어 삼성SNS를 합병해 덩치를 키워왔다. 상장 기대감에 장외시장 주가도 지난해 6월 8만원대에서 최근 15만원대로 배 가까이 올랐다.
2011년 말 삼성카드에서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주당 182만원, 총 7739억원에 사들인 KCC도 보유 지분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언제, 어떤 가격에 팔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당장 주가에 미칠 영향은 불투명하다.
[조시영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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