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독기 빠진 ‘라디오스타’, 언제까지 평범한 토크쇼에 머무를 건가요?
입력 2014-04-03 10:06 
[MBN스타 금빛나 기자] 다음주에 만나요 제발” 이 멘트를 처음 할 당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는 간절함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단독으로 편성되기 전 ‘황금어장의 코너 중 하나였던 ‘라디오스타는 늘 같은 프로그램 내 인기코너 ‘무릎팍도사에 밀려 5분 방송되거나, 게스트에 따라서 아예 방송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해도 언제 방송될지 모를뿐더러, 늘 불안한 편성으로 다음 주에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해야 했던 시기의 ‘라디오스타는 폐지될지 모른다는 위기 속에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독한 멘트들로 재미를 더했었다. ‘보이는 TV라는 콘셉트에 맞춰서 주제에 맞는 게스트의 노래를 듣는 재미는 덤이었다.

B급 정서를 근간으로 직설화법과 폭로정신 사이를 오가는 ‘라디오스타는 첫 방송됐던 2007년부터 지금까지 약 7년이라는 시간동안 벌어지는 다양한 우열곡절 속에서도 살아남는 끈질긴 생존력을 자랑하고 있다. 단독편성의 꿈을 이루었음을 물론, ‘라디오스타는 지난해 8월 폐지된 ‘무릎팍도사보다 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며 동시간대 예능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프로그램이 안전지대로 들어서면서 긴장이 풀려서일까. ‘라디오스타는 비슷한 포맷의 반복과 파낼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스타들을 모아놓고 신변잡기만 늘어놓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출연했던 소녀시대의 경우 앞서 터진 윤아와 수영의 열애설을 놓고 다양한 질문과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음에도, 이미 언론에 노출된 이야기를 다시 듣는 데에 그쳤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윤아와 수영이 안 나와서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데뷔한 지 8년차에 접어든 소녀시대인 만큼 얼마든지 연예생활과 관련해 날카롭게 치고 나올만한 아이템들이 넘쳤다. 이날 그나마 ‘라디오스타 특유의 날이 빛났던 부분은 윤종신의 음원순위 공격 뿐, 이마저도 처음 계획했던 프로모션 날짜에 음원공개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소녀시대의 뻔한 변명만 듣고 끝이었다.

여기에 MC로 활동 중인 규현은 자신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관련 기사, 혹은 같은 소속사의 열애설과 같은 기사가 나돌 때 MC의 입장보다는 이를 대변하는 대변인의 입장으로 돌변하고 만다. 초록은 동색이고, 물론 가제는 게 편이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소속사 관계자에 나올만한 멘트가 규현의 입에서 나오는 장면을 보고 있을 때면 과연 ‘라디오스타를 보는지 아니면 SM 관계자의 말을 듣는 시간인지 헷갈릴 정도다. 과거 게스트들이 화를 낼 정도로 독설을 금치 않았던 활약

사진=라디오스타 캡처
‘라디오스타의 전반적인 문제는 프로그램을 지탱해주는 힘이었던 독기가 빠졌다는 것이다. 위기가 사라진 ‘라디오스타는 간절함과 급박함이 필요 없어졌고, 그 빈자리에 여유가 들어서면서 더 이상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은 그저 인사말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라디오스타의 안주는 시청률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2014년 시청률만 살펴보면 된다. 지금까지 나온 2014년도의 최고 시청률은 1월 8일 세운 8.1%(닐슨리서치, 이하 전국기준)다. 10%대는 물론 9%대의 벽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반적으로 평일예능의 시청률 파이가 줄어들고, TV를 보는 방식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점점 떨어지는 시청률 수치에 종종 경쟁 작인 SBS ‘짝에게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내어줬다는 건 분명 ‘라디오스타 내부적인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금 ‘라디오스타는 그저 그런 평범한 토크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라디오스타가 앞으로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본래의 색을 찾는 것이다. 과거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던 그 대단했던 ‘무릎팍도사도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저조한 시청률로 개편의 역풍을 맞고 말았다. 그 폐지의 칼날이 언제 ‘라디오스타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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