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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름값’ 아닌 ‘기회’의 결정타
입력 2014-04-03 06:28  | 수정 2014-04-03 07:54
LG는 2일 잠실 SK전에서 팀이 1-3으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만루에서 대타자 김용의의 동점타에 힘입어 승리를 이끌어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이름값으로 야구한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승부처에서 대타자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상대팀은 그 선수를 간파하지 못 했다. 그는 쉽게 생각할 만큼 약하지 않았다. 그 선수는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LG는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LG는 2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6회에만 6득점하며 8-3으로 이겼다. 6회에 꺼내든 대타 카드가 승리를 이끈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상대 선발 투수 윤희상은 5회까지 단 1실점했다. LG는 윤희상을 무너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 방에 동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팀이 1-3으로 뒤진 6회말 1사 2,3루 상황, LG는 정의윤을 대타자로 내세웠다.
정의윤은 2014시즌 시범경기에서 가장 ‘핫했던 타자였다. 정의윤은 타율(0.429) 홈런(4개) 타점(10점) 장타율(0.893)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안타(12개) 출루율(0.484) 부문에서 각각 3위를 기록해 한 방이 터지지 않더라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격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타자였다.
이를 의식한 SK는 정의윤을 고의사구로 출루시켜 주자 만루를 채웠다. 후속타자가 프로데뷔 3년차 조윤준이었기에 정의윤을 상대하는 것보다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는 조윤준 대신 김용의를 타석에 세웠다. 김용의는 윤희상을 상대로 10타수 무안타 1볼넷 5삼진으로 통산 상대전적에서 상대 투수가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또한 김용의는 지난해 SK전에서 타율 2할(20타수 4안타)으로 약했기에 SK는 투수를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윤희상으로 밀고 나갔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 밖의 결과를 냈다. 김용의는 윤희상의 2구째를 공략해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용의의 안타로 분위기가 LG 쪽으로 넘어왔고, 박용택(2타점)-이병규(배번 9, 1타점)의 적시타가 터져 역전에 성공했다.
올해로 프로데뷔 7년차를 맞은 김용의는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뚜렷하게 입지를 다지지 못했던 김용의는 2012년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2013년 6월에는 결승타 제조기로서 ‘신바람 야구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김용의는 지난 시즌 4월에 가장 강했다.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 김용의는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김용의는 4월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2푼9리(49타수 21안타) 7타점을 기록했다. 선구안이 좋은데다 방망이에도 불이 붙어 상대 타자들은 김용의를 고의사구(2번)로 걸러 보내기도 했다.
김용의는 승부사였다. 김용의의 지난해 득점권 타율은 2할9푼1리 29타점을 기록, 이중 3루타만 3개였으며 홈런도 1개 있었다. 특히 주자 만루일 때 타율은 3할로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기태 LG 감독은 승부처라고 생각했다. 모든 전력을 앞세울 생각이었다. 정의윤 김용의 그리고 임재철까지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LG는 지난 시즌 김용의 문선재 손주인 등 깜짝 스타를 발굴해냈다. 2012년 LG 2군 감독을 하며 전 선수의 특징을 파악한 김기태 감독의 선수기용이 크게 작용했다. 선수 ‘이름으로 승부하지 않고 그에 따른 기회와 믿음으로 상대와 맞붙었다. 때문에 보이지 않는 내부경쟁이 불었고,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집중력을 키워 제 임무를 완수해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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