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銀 `원샷인사`로 줄세우기 없앤다
입력 2014-04-02 17:36  | 수정 2014-04-02 19:39
KB금융지주(회장 임영록ㆍ사진)가 '원샷 인사'를 포함한 대대적인 조직쇄신안을 내놨다. 국민은행의 고질적인 줄대기 문화를 청산하는 인사혁신제도가 핵심이다. 계열사에 대한 금융지주 감시 권한도 강해진다.
2일 KB금융그룹은 지난 1월 출범한 'KB금융 조직문화 쇄신위원회'가 마련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이번 쇄신위 위원은 내부 경영진과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됐다. KB지주 임직원 1739명의 의견도 수렴했다.
쇄신안 핵심은 국민은행 인사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기업은행 등이 도입한 원샷 인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부서장(임원)과 팀원 인사를 동시에 실시해 인사 청탁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인사 청탁 내용은 인사시스템으로 별도 관리하고 반복적으로 청탁하는 직원은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인사 기준은 사전에 예고하고 본부 부서장과 수석지점장 등 주요 보직은 본부장급이 참여하는 인사운영협의회 심사를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해외 점포, 명동영업부 등 주요 선호 보직에 대해서도 내부 공모 후 남녀별ㆍ직급별로 균등하게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한다. 준법감시인, 법무지원실장, 파생상품영업부장, 글로벌사업부장 등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공모한다.

쇄신위원회가 인사제도 개혁안을 제시한 것은 불투명한 인사가 국민은행 조직 문화를 가장 크게 해치는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합병 전 국민은행(1채널)과 주택은행(2채널) 출신을 따져 라인을 만드는 문화도 원흉으로 지목돼 왔다. 인사개혁안은 가장 큰 계열사인 국민은행에 중점이 맞춰져 있지만 다른 계열사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내부 통제도 강화된다. 감사한 사람이 공개되는 감사실명제를 도입하고 감사를 받은 지점이 거꾸로 검사역을 평가하는 제도도 만든다. 은행은 제보 포상금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크게 늘린다.
지주 계열사에 대한 감독 기능도 강화된다. 그동안 지주는 비은행 계열사에 대해서만 감사를 진행했으나 앞으로는 은행도 감사를 실시한다.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기능이 강화돼 그룹 CRO(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의 계열사 평가 권한이 확대되고 주요 리스크 사안에 대해서는 계열사 CRO와 그룹 CRO에게 보고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지주 감사위원회 권한도 강화된다. 계열사 상근감사(위원)에 대한 성과평가를 지주 감사위원회에서 주관한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투명한 조직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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