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가에 뭉칫돈 몰린다
입력 2014-04-01 17:32  | 수정 2014-04-02 00:16
지난달 31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송파 와이즈 더샵' 상가. 총 119개 점포 모집에 1200명 넘게 몰려 평균 청약 경쟁률 10대1을 기록했다. 상가 1층 공급면적 27㎡ 점포 경쟁률은 49대1에 달했다. 상가 분양홍보관 주변에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까지 등장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전ㆍ월세 임대소득 과세를 발표한 이후 서울 수도권 신규 상가는 계약률이 오르고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택 대신 상가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면서 상가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역 인근 '푸르지오 월드마크'는 지난달 상가 분양을 시작하자마자 12억원짜리 지상 1층 점포와 28억원인 지상 2층 점포가 주인을 찾았다.
분양 관계자는 "도곡동과 역삼동에 거주하는 50ㆍ60대 부부가 계약했다"며 "강남3구 투자자 등 상가를 찾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송파 문정지구에 공사 중인 H스트리트(156개 점포)도 분양에 돌입한 지 4개월 만인 현재 계약률 87%를 넘어섰다. 10억원 미만으로 투자 가능한 지하 1층과 지상 2층 점포는 일찌감치 동났다.
상가에 웃돈도 붙고 있다. 지난해 가을 분양한 '위례1ㆍ2차 아이파크 애비뉴'는 현재 분양가에 5000만~7000만원가량 웃돈을 얹어 줘야 살 수 있다.
'송파 와이즈 더샵' 상가는 청약을 시작하자마자 2000만~3000만원 웃돈이 형성됐다.
위례 신도시 S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이 잘된 것도 상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한 것 같다"며 "거래도 많아 주인이 바뀌며 상가 몸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부 상가는 최고 1억원까지 웃돈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 문정지구 H스트리트 상가 계약자 중 절반은 잠실동 등 송파구 거주자이며 20~30%가량이 강남ㆍ서초구와 분당 거주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분양 관계자는 "상가 분양에 아파트 못지않게 청약 경쟁률이 나오는 것은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도 흔치 않은 일"이라며 "강남 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강남역 인근에 분양 중인 '강남역 센트럴 에비뉴' 상가도 지난달 계약 금액이 지난 1~2월보다 10~15% 늘어 1차 분양(70여 개 점포) 완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피스텔과 원룸 등 주거용 부동산은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이번에 과세까지 겹쳐 당분간 상가가 대체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상가시장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지만 상가는 위치와 임차인, 업종, 상가 공급 상황, 상권 특성 등에 따라 상가 실적이 달라질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가마다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무심코 아파트처럼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다.
서울 주요 상권 등은 배후 수요가 풍부한 편이어서 상가 공실률이 낮은 편이지만 아직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신도시나 도심 외곽 등 일부 지역은 고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지역의 경우 고분양가 위험이 있어 기대했던 수익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임차 업종과 예상 임대료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어떤 시점에서 얼마에 팔고 나올 것인지 등 출구전략도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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