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왕따와 자살 문제를 다룬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연 역을 맡은 배우 김유정(15). 극 중 천지(김향기)를 죽음의 문턱에 밀어 넣은 가해자 중 한 명을 연기했다. 본인 또래의 이야기를 한 이 영화는 140만여 명이나 관람했다. 대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남다른 작품이니, 친구들의 반응을 안 물어볼 수 없다. "솔직히 왕따나 자살 얘기는 대놓고 얘기하진 않아요. 그래도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뭔가를 많이 느꼈을 것으로 확신해요. 우리 이야기니깐 공감도 많이 됐을 것이고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길 바라죠. 또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영화는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과 언니 만지(고아성), 그리고 친구 화연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안타까운 학교 폭력, 왕따, 자살 문제가 담담하게 담겨 있다.
"솔직히 나한테 일어나지 않는 일이니까 학교 폭력, 왕따 등에 관심 없는 애들이 많아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데, 또 한편으로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이상한 상황이죠. 학교에서 역사 공부용 영상보다 이 영화를 많이 틀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우아한 거짓말'은 바로 우리 옆에 있는, 심지어 내가 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얘기잖아요."
김유정은 그간 귀엽고 순진하며, 예쁜 역할을 많이 했다. '우아한 거짓말'은 일종의 도전작이다. 표면적으로는 나쁜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유정은 "화연을 표현하기 힘들고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저도 화연을 연기하기 전에 오해를 많이 했어요. '얘가 정말 왜 그럴까? 정말 나빴네' 라는 생각이었죠.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해야 했어요. 화연은 자신도 모르게 나쁜 아이가 되고 있던 거예요. 표현 방법이 서툴기도 한 친구고요. 연기를 준비하면서 화연이 같은 친구들을 많이 이해한 것 같아요. 어쩌면 화연 같은 아이들도 일종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심을 받고 싶어했던 것 같거든요."
김유정은 현재 스코어보다 더 큰, 흥행 욕심은 없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큰 흥행을 바라지 않았다. 그냥 영화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좋다. 예고편만 봐도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많은 사람이 화연과 천지 같은 상황이나 일이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깨닫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유정은 중학교 3학년 학생이다. 2003년 CF로 데뷔, 10년이 넘는 순간 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법한데 그는 "어렵고 힘든데도 계속 연기를 하는 이유는 행복하니까"라고 강조했다. "좋아서 하니깐 힘들어도 별로 안 힘든 것 같다"고 웃었다.
공부에 대한 욕심도 많다. "중학교 입학하고 첫 시험 성적이 잘 안 나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독서실 가서 열심히 하니까 또 좋게 나오더라고요. 연기하고 칭찬받을 때와 공부로 칭찬받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헤헤헤. 학생에게 공부는 의무이니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본은 갖춰야 사회 나가서 제 의견을 말할 수 있으니까요. "
김유정은 공부는 물론 연기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배우를 하면서도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많이 하고 싶다"는 김유정. 아직 꿈많은 그는 "배우를 하면서 동시에 사진작가, 요리사, 건축디자이너 등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고 웃었다. 지금은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닌다는데, 그게 또 부럽다. 노동을 부러워하는 그에게 연기도 일종의 노동이라고 하니 "연기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습관처럼 하는 것이고, 일단 재밌잖아요." 쾌활하고 명랑한 소녀다. 생각도 깊다.
악플에 대해서도 무한긍정이다. "악플이라고는 하지만 저에게 쓴소리해 줄 수 있는 건 부모님 다음이 악플이라고 생각해요. 제 단점을 보고 느끼는 걸 써주시니 '아, 이런 건 조심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하죠. 물론 그냥 무작정 나쁜 글도 엄청나게 많긴 하지만, 어떤 글들은 좋은 배우로 거듭나게 해주는 장치 같아요."
김유정은 최근 할리우드에 가서 단편 '룸 731' 촬영하고 왔다. 일본이 생체 실험을 위해 만주에 설립한 731부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팀강이라는 배우와 작년에 만났었는데 제 영상을 감독님에게 보여드렸었대요. 그렇게 인연이 됐죠. 의미있는 작품을 하게 돼 좋아요. 할리우드 진출이냐고요? 기회가 돼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일단은 한국에서 더 좋은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요."
한 가지 더. 오래 연기를 한 그에게 친구들이 매일 물어보는 것 하나가 있다고 한다. 작품에 출연하는 상대 남자 배우들이 "진짜 잘생겼냐"고 물어본다는 것. 그럼 김유정은 "아니, 똑같이 생겼어"라고 말해준단다. "배우들에게 설레기보다 학교 아이들에게 더 설레는 것 같다"는 그는 영락없는 소녀다.
"어떤 선배처럼 되고 싶으냐고요? 딱히 꼽을 수는 없어요. 다른 선배님들 생활이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이런 건 닮고 싶다. 저런 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많은 분의 장점만 닮으려고 노력해요. 헤헤헤."
jeigun@mk.co.kr/ 사진 유용석 기자
왕따와 자살 문제를 다룬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연 역을 맡은 배우 김유정(15). 극 중 천지(김향기)를 죽음의 문턱에 밀어 넣은 가해자 중 한 명을 연기했다. 본인 또래의 이야기를 한 이 영화는 140만여 명이나 관람했다. 대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남다른 작품이니, 친구들의 반응을 안 물어볼 수 없다. "솔직히 왕따나 자살 얘기는 대놓고 얘기하진 않아요. 그래도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뭔가를 많이 느꼈을 것으로 확신해요. 우리 이야기니깐 공감도 많이 됐을 것이고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길 바라죠. 또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영화는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과 언니 만지(고아성), 그리고 친구 화연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안타까운 학교 폭력, 왕따, 자살 문제가 담담하게 담겨 있다.
"솔직히 나한테 일어나지 않는 일이니까 학교 폭력, 왕따 등에 관심 없는 애들이 많아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데, 또 한편으로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이상한 상황이죠. 학교에서 역사 공부용 영상보다 이 영화를 많이 틀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우아한 거짓말'은 바로 우리 옆에 있는, 심지어 내가 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얘기잖아요."
"저도 화연을 연기하기 전에 오해를 많이 했어요. '얘가 정말 왜 그럴까? 정말 나빴네' 라는 생각이었죠.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해야 했어요. 화연은 자신도 모르게 나쁜 아이가 되고 있던 거예요. 표현 방법이 서툴기도 한 친구고요. 연기를 준비하면서 화연이 같은 친구들을 많이 이해한 것 같아요. 어쩌면 화연 같은 아이들도 일종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심을 받고 싶어했던 것 같거든요."
김유정은 현재 스코어보다 더 큰, 흥행 욕심은 없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큰 흥행을 바라지 않았다. 그냥 영화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좋다. 예고편만 봐도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많은 사람이 화연과 천지 같은 상황이나 일이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깨닫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유정은 중학교 3학년 학생이다. 2003년 CF로 데뷔, 10년이 넘는 순간 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법한데 그는 "어렵고 힘든데도 계속 연기를 하는 이유는 행복하니까"라고 강조했다. "좋아서 하니깐 힘들어도 별로 안 힘든 것 같다"고 웃었다.
공부에 대한 욕심도 많다. "중학교 입학하고 첫 시험 성적이 잘 안 나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독서실 가서 열심히 하니까 또 좋게 나오더라고요. 연기하고 칭찬받을 때와 공부로 칭찬받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헤헤헤. 학생에게 공부는 의무이니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본은 갖춰야 사회 나가서 제 의견을 말할 수 있으니까요. "
김유정은 공부는 물론 연기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배우를 하면서도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많이 하고 싶다"는 김유정. 아직 꿈많은 그는 "배우를 하면서 동시에 사진작가, 요리사, 건축디자이너 등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고 웃었다. 지금은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닌다는데, 그게 또 부럽다. 노동을 부러워하는 그에게 연기도 일종의 노동이라고 하니 "연기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습관처럼 하는 것이고, 일단 재밌잖아요." 쾌활하고 명랑한 소녀다. 생각도 깊다.
김유정은 최근 할리우드에 가서 단편 '룸 731' 촬영하고 왔다. 일본이 생체 실험을 위해 만주에 설립한 731부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팀강이라는 배우와 작년에 만났었는데 제 영상을 감독님에게 보여드렸었대요. 그렇게 인연이 됐죠. 의미있는 작품을 하게 돼 좋아요. 할리우드 진출이냐고요? 기회가 돼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일단은 한국에서 더 좋은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요."
한 가지 더. 오래 연기를 한 그에게 친구들이 매일 물어보는 것 하나가 있다고 한다. 작품에 출연하는 상대 남자 배우들이 "진짜 잘생겼냐"고 물어본다는 것. 그럼 김유정은 "아니, 똑같이 생겼어"라고 말해준단다. "배우들에게 설레기보다 학교 아이들에게 더 설레는 것 같다"는 그는 영락없는 소녀다.
jeigun@mk.co.kr/ 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