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부경찰서는 결혼을 빙자해 사귀던 남성에게서 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김 모씨(46.여)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 8월 서울 중구 황학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미혼이던 안 모씨(45)를 만나 3개월만에 혼담이 오가는 사이가 됐다. 특히 안씨는 김씨의 어머니와 인사까지 나눴다. 김씨가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이 시기부터였다. 아파트 처분에 필요한 경비, 신혼집 보증금 등을 이유로 김씨는 안씨에게 3000만원을 빌려갔다. '장모님'까지 소개받은 안씨는 의심없이 여성에게 돈을 내줬다. 그는 마침 결혼 후 치킨 장사를 하기 위해 자신이 운영하던 당구장을 처분한 직후라 현금도 넉넉한 상태였다. 그러나 안씨의 어머니가 동네 주민으로부터 "김씨는 딸이 있는 이혼녀"라는 얘기를 전해들으면서 김씨의 거짓말은 들통났다. 게다가 '장모님'이라고 했던 여성이 찾아와 "김씨는 딸이 아니고, 그에게 받아야할 돈이 있으니 대신 갚아라"는 말을 듣자 안씨는 정신은 차렸다. 안씨는 곧바로 경찰에 김씨를 사기혐의로 신고했고 김씨는 잠적 3년만인 지난달 29일 중구 금호동의 한 아파트에서 붙잡혔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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