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간첩사건 증인, "비공개 재판서 증언 북에 유출됐다" 탄원서 제출
입력 2014-04-01 14:54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 공판 증인으로 출석한 탈북자가 "비공개로 증언한 내용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유출돼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조사를 받았다"며 증언이 유출된 과정을 조사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법원 등에 따르면 북한 보위부 공작원 출신의 탈북자 A씨는 지난해 12월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3차 공판에서 비공개로 출석해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34)에게 불리한 진술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14일 자신이 증언한 내용이 북한 보위부에 알려져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북한 함경북도 보위부 반탐처의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당시 공판에는 판사와 검사, 유씨, 유 씨의 변호인 2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탄원서에서 "북한에 있는 딸이 전화로 '도 보위부 끌려가 아빠가 법정 증언한 사실, 이름을 바꾼 사실 등을 조사받았다. 아빠가 남조선에서 조국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할 적에는 저희 남매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북한 보위부에까지 비공개로 증인출석한 것이 알려질 정도면 이게 어디 비공개 증인출석입니까? 공개 증인출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되며 증인출석을 한 것이 천만번 후회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3년 귀순한 A씨는 특별보호 가급 대상으로 경찰관 3명이 24시간 밀착경호하고 있다. 그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까지 모두 바꾼 상태이며, 휴대전화도 남의 명의로 쓰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검찰 입장에서는 유씨의 공소 유지에 필요한 주요 증인이 아니었다"며 "실제로 북한에 A씨의 신원 등이 넘어갔는지 검찰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씨 측 양승봉 변호사는 "검찰이 증인으로 요청했다가 철회한 임 모씨와 같이 국가정보원에서 불러준 대로 탄원서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며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유씨가 북한에 A씨의 증인 출석을 알렸다면 유씨의 전화기를 도청하고 있는 국정원이 몰랐을 리가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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