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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주열號 "물가안정·금융안정·성장" 세 마리 토끼 잡는다
입력 2014-04-01 09:34 

"현행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물가안정뿐 아니라 금융안정과 성장 또한 조화롭게 추구하라는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깊이 연구해야 하겠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오전 한은 별관 8층 대강당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먼저 경제구조와 대외환경의 변화에 상응해 한은의 역할과 책무가 재정립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주어진 4년간의 임기 동안 총재직을 수행함에 있어 이 같은 점에 유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한은의 역할 변화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포용하기 위해 정책목표나 정책수단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진지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한은은 보다 발전된 중앙은행의 모습을 갖춰 나가게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한은이 신뢰받는 중앙은행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핵심은 경제주체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있다"며 "이는 중앙은행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만 실현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책효과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은의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인 물가안정에 대해서도 언급이 이어졌다.
이 총재는 "물가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의 잠재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하고 경기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특히 주요국 통화정책기조의 변화와 이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및 신흥시장국 경제의 불안 가능성 등 대외적 위험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대비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에도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한은 임직원들에게 업무 수행에 대한 당부도 보탰다.
이 총재는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시 해 왔던 사고체계나 업무처리 방식이 적절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봤으면 한다"며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시기에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과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인사문제에 대해서고 입을 열었다. 이 총재는 연공서열을 파괴하는 파격적인 발탁 인사를 단행한 전임 김중수 총재와 인사문제를 놓고 적지 않은 갈등을 빚었었다.
이 총재는 "현행 경영관리 시스템이나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인사기준과 관련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혔듯이 오랜 기간 쌓아 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해 대대적인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그간 내부경영 부문에서 이뤄진 다양한 개혁조치 가운데 긍정적인 면은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면서도 "도입 취지와 달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을 드러낸 조치가 있다면 조속히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작업에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경제활동인구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사업전망의 불확실성, 규제 등으로 인해 기업 투자가 부진해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눠지지 않아 산업간, 기업간, 개인간 소득과 부의 격차가 벌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민간소비를 제약해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거시경제정책 운용의 폭을 좁히고 있다"고 인식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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