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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일 만에 승리’ 돌아온 장원준, 구위도 돌아왔다
입력 2014-03-31 22:26 
롯데의 장원준이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6⅔이닝 2실점으로 기록한 장원준은 군 복무 후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민간인 장원준(롯데)이 3년 만의 프로야구 첫 등판에서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지난 2011년 9월 30일 사직 두산전 구원승 이후 913일 만에 승리였다.
장원준은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롯데의 11-2 승리를 이끌었다. 6⅔이닝 동안 8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6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큰 불을 피했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했던 장원준은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뛰며 감각을 유지했다. 2년 연속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군과 2군의 차이일까, 아니면 너무 오랜만에 밟는 1군 마운드라 긴장했을까. 장원준은 초반 구위 및 제구가 좋지 않았다. 제구는 다소 높게 잡혔고, 공 끝도 묵직한 맛이 없었다. 한화 타선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장원준은 1사 이후 정근우, 피에에게 연속 안타를 맞더니 김태균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정근우가 홈을 밟으면서 선제 실점. 직구도, 슬라이더도 예리하지 않았다.
3연속 안타로 흔들리던 장원준은 한숨을 돌렸다. 정현석이 3연속 안타를 맞은 장원준의 초구를 노려 쳤지만, 결과는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였다.
대량 실점 위기를 넘겼으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2회와 3회 안타 1개씩을 내준 장원준은 4회 또 실점했다. 1회 병살타를 쳤던 정현석에게 한방을 허용했다. 정현석은 장원준의 초구를 통타, 왼쪽 펜스 밖으로 넘겼다.
장원준은 5회 실책까지 범했다. 이용규의 안타로 1사 1루 상황, 장원준은 까다로운 정근우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완벽한 병살타 코스였다. 그러나 2루수 조성환에게 가야 할 공은 엉뚱하게 외야로 날아갔다. 1사 1,3루로 벼랑 끝에 더욱 몰렸다.

공교롭게 그 위기가 장원준을 강하게 만들었다. 장원준은 피에와 김태균을 범타로 처리하며 그 위기를 잘 극복했다. 더 이상 피안타도 없었다. 안정감 있는 투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장원준이 위력을 되찾자 행운까지 따랐다. 5회까지 결정타 부족으로 가라앉았던 롯데 타선이 6회 폭발한 것. 선발 송창현이 내려간 뒤 롯데는 타순을 한 바퀴 돌며 대거 6점을 뽑았다. 패전 위기에 몰렸던 장원준은 단숨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며 활짝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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