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1분기실적·중국이 변수
입력 2014-03-31 17:49  | 수정 2014-03-31 19:49
"4월 증시 향방은 중국과 1분기 실적, 외국인 수급이 좌우하게 될 것이다."
올 1분기 코스피가 작년 종가 대비 1.28% 하락한 1985.61에 마감했지만 4월 코스피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외국인 매수 우위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코스피가 직전 거래일보다 4.61포인트(0.23%) 상승하면서 일부 증권사는 이번주에 2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계속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선진국으로 흘러갔던 글로벌 자금이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3192억원을 순매수했고, 지난 한 주간에도 5019억원을 사들였다. 대만(10억6000만달러) 인도(10억3000만달러) 인도네시아(1억7000만달러) 등 여타 신흥국에서도 외국인들의 '사자' 행진이 이어지면서 최근 신흥국 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추가 상승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4월 중순부터 쏟아질 1분기 기업실적 발표다. 연초부터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가 작년 4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 때문인 점을 감안하면 1분기 실적이 4월 코스피에 미칠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이사)은 "코스피가 2000선에 도달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1분기 실적"이라며 "3년째 실적 전망치와 실제치 간에 괴리가 컸는데 이번에도 어닝 미스가 심해지면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밝혔다.

1분기 실적보다는 중국의 정책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실적 기대치가 낮아져 있어 실제 어닝 쇼크가 될 가능성이 작아 4월 변수는 중국으로 모아질 것"이라며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7.5%에 이르기 어렵다면 예년처럼 경기 부양이 불가피하고 코스피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소비세 인상에 따른 변화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일본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확대할 경우 추가적인 엔화 약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매매는 코스피 등락에 영향을 주겠지만 견해는 달랐다. 류 팀장은 "1분기에 외국인이 신흥시장에서 자금 유출 규모가 컸음을 고려하면 순매수 국면이 당분간 이어져 코스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신흥시장 강세로 인해 이머징 펀드인 'iShares MSCI 이머징마켓ETF'에는 지난 한 주 동안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가장 많은 13억7000만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4월 '바이 코리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오 팀장은 "최근 외국인은 대만과 인도에 대해 매수 비중을 공격적으로 높이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는 우호적이지 않아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는 아니다"고 말했다.
4월 투자는 코스닥보다는 대형주에 주목하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G2(미국ㆍ중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 외국인 수급이 늘면서 그동안 많이 오른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대형주들이 선호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망 업종으로는 '전차주'가 꼽혔다.
오 팀장은 자동차 외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큰 은행 업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김 팀장은 IT보다는 화학과 철강, 건설 분야에 주목하라고 당부했다. 증권사들의 4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1910~2050 수준이었다.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