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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구 미스터리’ 류현진 마운드 내려간 이유는?
입력 2014-03-31 13:38 
류현진은 7회까지 88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조미예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7이닝까지 88개, 완투까지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였지만, 류현진은 ‘스톱을 외쳤다. 류현진은 왜 마운드를 스스로 내려갔을까.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88개, 스트라이크는 54개였다. 호주 개막전 5이닝 무실점 이후 또 한 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까지 88개의 투구 수였기에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것이 예상됐지만, 류현진은 8회 마운드를 브라이언 윌슨에게 넘겼다. 윌슨은 8회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3점을 내주며 패배를 좌초했다.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류현진에게 8회를 맡겼을 경우 시나리오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7회 구속이 1~2마일 정도 떨어졌고, 몸도 힘들었다. 뒤에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해도 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며 강판을 자진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호주 시드니에서 원정 등판을 소화했고, 경기 도중 발톱이 다치면서 홍역을 치렀다.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기에 남은 부분을 불펜에게 미룬 것으로 보인다.
7회 공격 때도 류현진을 타석에 내보냈던 돈 매팅리 감독은 더 던질 수 있는지를 물었다. 3~4 타자는 더 상대할 수 있었지만, 선수가 원하지 않았다. 일종의 투구 수 제한이었다”며 류현진과 상의해 내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감독과 선수가 설명했지만, 의문점은 남는다. 류현진이 스스로 강판을 결정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동안 류현진은 감독이나 코치가 더 던질지를 물어보면 고개를 끄덕였다. 자의보다는 타의에 투구를 마치는 일이 많았던 그다. 다저스 담당 현지 기자들도 류현진답지 않은 결정”이라며 평소같지 않음을 지적했다.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팀과 류현진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현재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와 조시 베켓, 두 명의 선발이 부상자 명단으로 내려갔다. 류현진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다음 등판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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