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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백프로’, 풋풋한 윤시윤·여진구는 ‘엄마미소’…이야기는 ‘황당무계’
입력 2014-03-31 09:36 
사진=포스터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한 여진구와 윤시윤의 과거 모습은 풋풋하기 그지없지만, 심봉사도 울고 갈 클라이맥스는 격한 감동(?)을 넘어 황당함을 선사한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이름만 들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기게 되는 배우 윤시윤과 여진구. 훈훈한 비주얼과 이미 다양한 작품에서 인정받은 연기실력은 이들의 존재를 빛나게 한다. 혼자 있어도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들이 한 작품에 나란히 등장하면 금상첨화 아닐까.

윤시윤-여진구의 만남으로 이미 관심을 모은 바 있는 영화 ‘백프로는 유명 프로골퍼로 이름을 날리던 ‘백프로 백세진(윤시윤 분)이 예기치 않은 사고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후, 전교생이 6명 뿐인, 폐교 직전 학교에 도착해 반항아 이병주(여진구 분)를 포함한 섬마을 아이들과 학교 지키기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내용을 담았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섬마을에 내려온 선생과 그런 그가 몹시 반가운 아이들, 섬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미 많이 그려진 주요 소재다.

많이 언급된 바 있기에 뻔한 결말이 예상되지만, 오히려 뻔해서 더욱 보고 싶고,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담았을지 궁금하다. 특히 폐교 직전의 섬마을 학교 지키기라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눈물샘을 자극할 감동이야기가 있습니다를 친절하게 알리기도 한다.

화려한 생활로 이야기의 시작을 알렸던 백세진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나태해지고 급기야 선수생활도 위태롭다. 성공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모습은 안타깝고 이를 연기하는 윤시윤도 애절하고 불쌍하다. 또한 수많은 섬마을 아이 중 남다른 골프 실력으로 세진을 자극하는 병주는 귀엽다. 무뚝뚝하고 조용한 캐릭터답게 초반에는 존재감이 없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골프실력과 함께 병주 역의 여진구도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두 사람의 투샷은 주변의 아름다운 배경의 도움을 받아 더욱 빛난다. 그러나 풋풋하다 못해 너무도 앳된 윤시윤과 여진구의 모습은 아쉽다. 3년 전 촬영한 작품이 뒤늦게 개봉하기에 현재와 과거의 차이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중저음의 목소리를 자랑하는 여진구 대신 화면에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여진구가 자리해있다. 윤시윤 역시 해병대 자원입대 전 모습으로 팬들을 만난다. 이 신선함은 선생과 제자로 등장하는 윤시윤 여진구의 배역 이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병준, 이경영, 천호진, 박상면, 이원종의 연기는 표정하나하나에도 섬세함이 담겨있다. 이들의 맛깔스러운 사투리 연기는 구수하며 정겹기까지 하다.

또한 웃음과 감동충전이라는 포스터 속 홍보문구처럼, 영화는 전반적으로 잔잔한 감동을 안긴다. 부모와 자식의 사랑, 꿈을 잃은 한 골퍼의 인생역전기, 선생과 제자의 사랑, 아이들의 정 등 유형 별 사랑이야기가 담겨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큰 감동보다는 잔잔한 여운을 안기려는 찰나, 예상치 못한 격한 감동을 안겨 눈물이 아닌 황당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이는 마치 장님인 심봉사가 ‘번쩍 눈을 뜨는 것보다 더욱 놀라워 결코 잊을 수 없다. 오는 4월 3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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