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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거둔 오승환의 巨人 3연전
입력 2014-03-31 06:26  | 수정 2014-03-31 07:12
일본 데뷔 무대를 첫 세이브로 장식한 오승환이 30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에 앞서 훈련을 하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日 도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안준철 기자] ‘돌부처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일본 진출 이후 개막 3연전을 마쳤다. 일본 공식 데뷔 무대에서 첫 세이브를 신고하며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과제도 남긴 3연전이었다.
한신은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개막 3연전을 1승 2패로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29일 2차전에서 5-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두 경기(28일 4-12, 30일 3-12)에서는 팀이 대패하며 등판하지 못했다.
29일 오승환의 등판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틀어서 요미우리와의 첫 대면이었다. 한신과 요미우리는 오랜 라이벌 관계. 양 팀은 나란히 올해 목표를 우승으로 잡아 치열한 대결을 펼쳐야 한다. 한신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라이벌에게 새로운 전력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오승환을 숨긴 셈이다.
결과적으로 29일 오승환이 세이브를 거두며 한신은 오승환을 노출시키지 않은 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32개의 공을 던지면서 압도적인 투구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구수가 늘어난 이유는 바로 요미우리 타자들이 끈질기게 커트했기 때문. 32개 중 20개가 파울이었다. 특히 마지막으로 상대한 하시모토와는 15구 승부를 펼쳐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오승환이었다. 당황한 기색없이 꿋꿋하게 150km가 넘는 돌직구를 뿌려댔다. 자신의 장점인 포커페이스가 일본에서도 발휘된 것. 일본 무대 적응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또한 신무기를 숨기며 라이벌 요미우리에게 히든카드를 남겨뒀다. 이날 오승환은 직구 28개, 슬라이더 4개를 던져, 일본 진출 후 준비해 온 슬러브와 투심을 던지지 않았다. 모토니시 투수코치는 볼배합은 전적으로 오승환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물론 숙제도 안겼다. 20개의 커트가 말해주듯 요미우리 타자들이 그의 공을 언제든지 건드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물론 오승환의 투구수를 늘린 주범인 하시모토의 성향은 감안해야 한다. 요미우리TV의 아키히로 오자와 아나운서는 하시모토는 원래 커트를 잘 하는 타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면승부보다 다양한 레퍼토리로 타자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일본 야구관계자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는 힘들다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고, 일본야구 선배이자 스승인 선동열 KIA 감독도 일본 타자들의 컨택능력이 뛰어나서 투구수가 늘어나면 힘들어진다”고 충고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개막 3연전을 통해 드러난 과제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오승환도 세이브를 거둔 후 투구수를 의식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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