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도를 웃도는 포근한 봄날씨에 여름 가전 시장이 일찍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봄 혼수 수요와 이른 더위에 대비하는 수요가 겹쳐 제습기와 에어컨, 냉장고 등 여름가전 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3월 제습기 매출이 전년 동기의 6.4배로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여름 장마철 즈음해 제습기를 구입하기 시작했던 지난해와 달리 초봄부터 제습기 구매자가 폭증한 것이다. LG전자의 올해 제습기 누적 판매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동부대우전자, 위니아만도 등도 올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했다. 2009년 4만대 수준이었던 국내 제습기 시장은 2012년 40만대에서 2013년 130만대 규모로 팽창했다.
3월 말 들어 계속 초여름 기온이 이어진 데다 기상청에서 올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무더울 것으로 예상해 업계에서는 여름가전 판매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냉장고와 에어컨 구매도 예년보다 빨라졌다. LG전자의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의 이달 판매량도 2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월 판매량의 2배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LG전자 측은 "이달 봄 혼수수요에 제품인기가 겹쳐 매출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셰프컬렉션 냉장고'의 소비자 반응도 빠른 편이다. 가격이 739만원에 달하지만 프리미엄제품에 대한 수요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다.
대표 여름가전인 에어컨 판매실적도 사상 최대 판매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한 다음해에는 판매량이 크게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사실상 증가했다는 평가다. 특히 프리미엄 에어컨 수요가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에어컨 중 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0% 초반대에서 올해 50%까지 올라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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