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중에 이상형이 없다면 당신은 외계인."
지난 27일 밤 서울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 성인 여성들을 위한 19금 공연 `미스터 쇼` MC 김호영의 호들갑이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키 180㎝ 이상 근육질 미남 8명이 양복 정장을 입고 나오자 성인 여성 관객 377명이 환호했습니다.
상남자와 꽃미남, 짐승남, 좀 느끼하게 생긴 얼굴, 지적인 외모까지 생김새는 다양했습니다.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한 몸을 가진 이들이 옷을 하나씩 벗고 조끼와 셔츠를 찢어버리자 환호성은 광란의 비명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환상적인 70분이 될 것"이라는 MC 말처럼 다채로운 스트립쇼가 펼쳐졌습니다.
불투명 유리 샤워실에서 남자 배우들이 속옷까지 벗고 수건 한 장만 걸치고 나왔습니다.
다 벗을 때는 뒷모습만 노출해 공연 금지 판정이라는 `불상사`를 피했습니다.
심장을 쿵쿵 두드려대는 음악 속에서 배우들은 관능적인 몸짓으로 무대를 채워나갔습니다.
이들은 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채 골반을 돌리고 강렬한 눈빛을 객석에 쐈고 격렬한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또 바지 속에 손을 넣고 야한 춤을 추고 티셔츠를 찢어 관객들에게 던졌습니다.
청바지 마저 찢어버리자 속옷 차림이 됐고 노랑, 분홍, 빨강, 파랑, 보라, 초록색 팬티는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쇼가 중반에 이르자 배우들은 객석을 돌아다니며 알코올 도수가 센 칵테일을 팔았습니다.
돈 대신 칩을 지불하는데 바지 뒷주머니나 입 안에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칵테일 판매가 끝나자 여성 관객 3명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그들을 의자에 앉히고 그 무릎에 앉아 춤을 추고 몸을 더듬게 했습니다.
그 앞에서 옷을 모조리 벗자 객석이 뜨거워졌고 부러움의 탄성도 흘러나왔습니다.
또 배우들은 1970년대 교복 차림으로 나와 의자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여성 관객 1명을 무대로 끌고와 번쩍 들어올려주고 안아주면서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마지막은 황금색 군복 차림이었습니다.
군복을 찢자 호피 무늬 팬티 차림이 됐습니다.
무대에 물이 흥건히 고이고 그 위에서 뒹굴고 춤을 췄습니다.
8주일 동안 연습하고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근육을 만든 배우들의 몸은 흠 잡을 데 없었습니다.
기자로서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습니다.
`뭐지, 이 샘솟는 엔돌핀은….` 내숭은 필요없고 본능에 충실하라는 MC의 주술에 걸린 것일까.
20~60대 다양한 연령의 여성 관객들은 대부분 상기된 얼굴로 극장을 나섰습니다.
쇼는 선정적이었지만 혐오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박칼린 연출이 수위 조절을 잘 했기 때문입니다.
박 감독은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최대한 솔직하게,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즐길 수 있는 여자들만을 위한 쇼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티켓 가격은 좀 비쌌편. 남자들 벗은 몸을 보자고 8만원(VIP석)과 6만원(R석)을 선뜻 지불하는 게 망설여질지도 모릅니다.
또 한편으로는 돈 벌자고 배우들 옷을 벗기는 상업성에 씁쓸해지기도 했습니다. 19세 이상 여성만 입장 가능하며 공연은 6월 28일까지.(02)547-5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