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두 번째 방문지인 드레스덴에서 이른바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고 파독 근로자를 접견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독일 방문으로 통독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통일 대박' 구상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통일과 통합을 이뤄낸 독일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전방위적 통일 분야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우리의 통일에 대비해 나가고자 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
박 대통령은 이날 구 동독지역의 대표적인 종합대학이자 독일 5대 명문 공대의 하나인 드레스덴공대를 방문해 정치법률분야 명예 박사학위를 받고 연설을 통해 진전된 통일 구상론인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은 통일 대박론의 후속으로 북한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경협과 대북지원의 대대적 확대를 골자로 한 포괄적 통일대비 구상 및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 등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을 전제로 낙후한 인프라 건설이나 주민생활고 해결 등을 위한 경제분야의 협력을 넘어 정치와 행정·교육·문화 교류까지 망라하는 포괄적인 대북지원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북경협은 기존의 현물지원의 틀을 벗어나 통신과 교통 등 북한 인프라 건설 및 농촌개발 등을 염두에 둔 다각적인 지원계획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제 2의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발표될지도 관심거리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의 고령화를 감안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도 촉구할 방침이다.
역대 대통령이 독일에서 보낸 메시지가 북한과의 화해와 협력에 주력했디면 박 대통령의 연설은 올 초 신년구상에서 밝힌 '통일대박론'을 더욱 구체화한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나오는가에 따라 '드레스덴 선언'이나 '드레스덴 통일 독트얼' 등으로 불릴 것으로 보인다.
드레스덴은 독일 남동부 작센주의 주도로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지난 1945년 2월 연합군의 공습으로 25만명이 사망하며 초토화 됐다. 이후 통독 후 독일을 넘어 유럽의 대표적 과학비즈니스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통일대박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로 이곳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선친 이어 반세기만에 파독 근로자와 접견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독일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인 프랑크푸르트를 찾아 선진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접견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64년 12월 차관을 빌리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만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년만에 다시 독일을 찾은 박 대통령이 다시 그들의 손을 잡을 지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64년 12월 6일 독일 정부가 보내준 루프트한자 649호기에 올라 7개 도시를 경유하며 장장 28시간의 비행 끝에 베를린에 도착했다. 당시 1억5900만마르크(약3500만달러)의 차관을 얻었으며 각각 1만여명, 8000명에 달한 파독 간호사와 광부의 임금을 담보로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일 베를린의 지멘스 가스터빈 공장을 찾아 한국과 독일간 경제협력과 통일을 대비한 경제계의 역할 등을 청취했으며 지멘스사는 브리핑용 파워포인트 첫 화면에 박 전 대통령 방문 사진을 띄우기도 했다. 지멘스 가스터빈 공장은 지난 1964년 12월 박 전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당시 방문했던 곳이다.
박 대통령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접견한 이후 동포 간담회와 헤센주 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하고 나서 전용기에 올라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5박7일간의 네덜란드·독일 순방을 마무리한 뒤 29일 귀국한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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