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모델 에이전시와 상호를 유사하게 짓거나 영화감독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여성 연예인 지망생을 상대로 성상납, 성매매를 강요하고 사채를 끌어쓰게 한 기획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모델OO' 대표 설모씨(39)와 영업이사 김모씨(25)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설씨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인터넷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올린 구인 광고를 통해 연예인 지망생을 모집한 뒤 계약 보증금 명목으로 담보 대출을 받게 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설씨는 피해자들로부터 총 1억8000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설씨는 전속 계약 의사를 밝힌 여성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대출금을 갚아 주고 성형수술비 전액을 지원해 주는 대가로 성관계를 맺고 다른 남성들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자는 대부분 대학생 등 20대 여성들이었다. 설씨는 전속 계약을 맺은 여성 7명과 성관계를 맺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이에 연예인 지망생들은 인터넷 성인방송에 까지 강제로 출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2명은 성매매에 나서게 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파티 매니저로 참석하라'는 말에 속아 싱가포르까지 갔다가 현지인과 강제로 성매매를 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밝혀진 대출 및 성상납, 성매매 피해자만 23명에 달하나 실제 데뷔한 피해자는 단 1명도 없었다.
피해 여성들은 뒤늦게 사기임을 깨달았지만 수천만원의 빚과 성관계 동영상 때문에 신고를 망설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망생들과 성매매를 한 사실이 확인된 자영업자 박모(44)씨 등 8명도 불구속 입건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기획사 홈페이지 폐쇄를 의뢰하는 한편 설씨 등의 여죄를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