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헤지펀드에 푹 빠진 부자들
입력 2014-03-27 17:28  | 수정 2014-03-27 19:04
이달 초 브레인자산운용이 내놓은 헤지 펀드 '브레인한라1호'는 내놓기가 무섭게 완판됐다. 투자자 49명은 모두 개인투자자로 삼성증권 PB센터 고객이었다. 이 펀드가 모은 자금은 1160억원으로 한 사람당 평균 투자액은 20억원이 넘는다.
거액 자산가들이 공모 펀드 대신 한국형 헤지 펀드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헤지 펀드는 최소 가입 금액이 5억원으로, 자산가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다
올해 들어 한국형 헤지 펀드에 새로 유입된 자금은 7598억원으로, 같은 기간 공모 주식형펀드에서 2조7971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해 말 1조8000억원 수준이던 한국형 헤지 펀드시장은 설정액 기준으로 2조5388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곳은 한국형 헤지 펀드 선두주자인 브레인자산운용으로 3688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대신자산운용도 1908억원을 추가로 모으며 헤지 펀드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삼성자산운용 헤지 펀드에도 올해 들어 1070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개별 헤지 펀드 가운데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돈을 빨아들인 펀드는 '대신에버그린롱숏1호'로 214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공모 펀드 부진에도 한국형 헤지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검증된 수익률 때문이다. 한국형 헤지 펀드시장 선두주자인 브레인자산운용의 '브레인백두1호'는 2012년 7월 설정된 이후 43.83%의 수익을 냈다. '신한BNPP명장Asia ex-Japan주식롱숏1호'는 2011년 12월 설정 이후 23.0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공모 펀드시장에서도 헤지 펀드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는 롱숏 펀드가 대거 등장했지만, 거액 자산가들은 롱숏 전략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헤지 펀드를 공모 펀드보다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형 헤지 펀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자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조직을 재정비하거나 신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김탁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과장을 헤지 펀드운용팀장으로 영입했다. 김 과장은 지난 10년간 기업은행에서 자기자본 운용을 맡아 왔는데 금융위기 당시 2년을 제외하곤 모두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2012년 63%, 2013년 18%의 성과를 내면서 박스권 장세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점이 이번 스카우트의 배경이 됐다. 교보악사는 설정액 240억원 규모인 자사 헤지 펀드 '교보악사매그넘전문사모투자신탁1호'를 향후 1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최근 공모시장에서 롱숏 펀드로 시중자금을 흡수하고 있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현재 설정액 50억원 규모인 헤지 펀드 '마이다스M1멀티스트래티지'를 청산한 뒤 신규 매니저를 영입해 새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뉴욕 헤지 펀드인 가고일그룹 퀀트투자 헤드였던 황현철 상무를 영입한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도 곧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IBK자산운용도 최근 영입한 구성민 매니저를 앞세워 헤지 펀드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그는 KDB자산운용에서 헤지 펀드 운용을 맡았었다.
[이은아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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