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5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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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이 A+인 현대하이스코가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KT의 '꼬리 자르기' 논란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계열사 지원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있었지만 우량 대기업 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쉽게 깨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향후 진행될 GS이앤알의 회사채도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하이스코가 3년 만기와 5년 만기로 각각 800억원씩 총 1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2배인 3200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렸다. 3년물에 들어온 1600억원의 주문 가운데 가운데 1400억원이 유효수요로 집계됐고 5년물에는 1600억원이 모두 유효금리밴드 안으로 들어왔다.
현대하이스코는 주력이었던 냉연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대제철로 넘기면서 외형이 크게 축소됐다. 2012년 연결기준 냉연부문이 현대하이스코의 영업이익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70~80%에 달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하이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6% 감소했고 이자지급 및 세전이익(EBIT)는 전년 대비 62.98% 감소한 1610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분할 이후 첫 신용등급 평가에서는 기존 AA-보다 한 단계 하락한 A+를 부여 받았다.
전문가들은 불리한 대내외적 환경을 안고 회사채 발행에 나선 현대하이스코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데 대해 현대차그룹의 후광 효과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KT ENS의 법정관리 사태로 빚어진 대기업 '꼬리 자르기' 논란이 계열 지원 리스크를 키울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은 점차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냉연사업 분할로 인해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현대차 계열로서 높은 대외 신인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향후 현대·기아차와 함께 해외사업 부문에서 성장 기대감이 높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A급 기업인 GS이앤알은 오는 27일 3년 만기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 발행은 지난 2월 대주주였던 일본 오릭스가 GS와 LG상사에게 지분을 넘긴 이후 첫 발행이라 결과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GS이앤알은 최대주주였던 일본 오릭스가 지난 2월말 보유지분 71.9%를 GS와 LG상사 측에 각각 64.4%, 7.5%씩 매각하면서 GS계열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GS이앤알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일제히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윤원태 현대증권 연구원은 "GS이앤알은 지역독점적인 집단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이 우수하다"면서 "기존 STX 계열 아래에서는 투자 부담이 있었지만 GS그룹으로 편입되면서 대외 신인도가 제고될 뿐만 아니라 사업적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영권 양수도 과정에서 부실 자회사 매각과 손상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3162억원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구조가 저하된 점은 일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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