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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삼킨 윤일록 “할아버지가 큰 선물 주셨다”
입력 2014-03-26 22:34 
윤일록이 FC서울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최근 조부상의 슬픔을 이겨낸 맹활약이었다. 사진(서울 상암)= 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상암) 임성일 기자]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FC서울이 정규리그 4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하면서 웃었다. 해결사는 윤일록이었다.
FC서울이 26일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1무2패, 무득점이라는 부진에서 탈출했다. 윤일록의 공이 컸다.
윤일록은 이날 서울이 기록한 2골에 모두 관여했다. 고요한의 첫골은 윤일록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튀어나온 것을 머리로 밀어 넣은 것이고, 정확하게 방향을 보고 찼던 자신의 득점은 승리에 쐐기를 박는 마침표였다.
경기 후 윤일록은 선수들 모두 마음고생이 심했다. 골도 넣고 첫 승을 기록해서 정말 기쁘다. 분위기를 살려서 연승을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골과 승리는 윤일록에게 더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윤일록은 골을 기록한 후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이유가 있었다. 최근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바치는 골이었다.
윤일록의 조부는 지난 2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윤일록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가 워낙 예뻐해 주셨다. 하지만 축구를 하다 보니 명절 때도 잘 찾아뵙지 못했다. 최근에 쉴 때 고향에 가서 잠깐 뵈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한 뒤 할아버지가 큰 선물을 주신 것 같다”는 말로 슬픔을 삼켰다.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더 운동에 매진했다. 윤일록은 21일에 나주로 내려가서 예를 갖춘 뒤 그 이튿날인 22일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최용수 감독은 많이 슬퍼했는데 잘 이겨내더라”는 말로 대견함을 전했다. 슬픔을 이겨낸 손자에게 할아버지가 좋은 선물을 준 셈이다.
끝으로 윤일록은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팀이 잘하는 가운데 골을 넣으면 좋겠다”면서 지금은 국가대표팀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매 경기 임하고 있다. FC서울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팀에서 잘하면 (홍명보 감독이)기회를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현재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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