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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갈아입은 FC서울, 매무새를 다시 하다
입력 2014-03-26 21:28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스리백 카드를 버리고 익숙한 옷을 집어들었다. 결국 이것이 효과를 보았다. 사진(서울 상암)= 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상암) 임성일 기자] FC서울이 옷을 갈아입었다. 야심차게 꺼내들었던 스리백 카드를 집어넣고 포백으로 갈아탔다. 지난 3라운드 부산전에 이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4라운드에서도 4명의 수비수를 후방에 배치했다.
최용수 감독은 다양한 옵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서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으나 포백 쪽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한 분위기다. 결국 이 변화와 함께 첫골과 첫승을 모두 달성했으니, 일단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오스마르가 미드필드로 전진 배치되면서 고명진과 함께 중앙에 포진됐다. 그 앞으로 에스쿠데로-강승조-고요한이 섰고 최전방에는 박희성을 넣었다. 서울에게는 익숙한 옷에 가깝다. 지난해의 형태다. 오스마르가 하대성의 자리에, 박희성이 데얀이 지키던 최전방에서 창을 잡은 형태다.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빠르게 방향을 수정한 셈이다. 김치우와 차두리라는 공격적 성향이 강한 좌우 윙백들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공격적 스리백을 데얀과 하대성, 아디가 빠진 변화된 스쿼드의 새로운 답으로 여겼다. 동계훈련 동안 비싼 땀을 흘렸다”는 말로 공을 많이 들였음을 에둘러 전했다. 하지만, 땀 흘린 만큼의 성과가 나오질 않았다.
지난 2월25일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와의 ACL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것은 좋았으나 그 뒤로는 답답했다. ACL과 정규리그를 포함해 5경기에서 2무3패였다. 1무2패에 그친 K리그에서는 3경기 동안 단 1골도 뽑지 못했다. ‘공격적 스리백이라는 단어가 무색한 서울이었다. 변화가 컸고 따라서 시행착오는 불가피했으나 너무 답답했다. 결국 최용수 감독은 빠르게 수정했다. 새로운 옷을 벗고 익숙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결과적으로 효과를 봤다.
경기 중에도 옷매무새를 고쳤다. 후반 14분 박희성 대신 윤일록을 넣으면서 에스쿠데로를 전방으로 배치했다. 허리진영에도 변화를 꾀했다. 고명진을 공격형MF로 올리고 강승조를 오스마르와 함께 수비형MF로 내렸다. 강승조의 공격전개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변화와 함께 실마리가 풀렸다.

후반 23분, 윤일록의 페널티 에어리어 안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제주 수비수의 몸을 맞고 솟구친 것을 고요한이 머리로 밀어 넣으면서 긴 잠에서 깨어났다. 첫골에 대한 부담을 떨친 서울은 이내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다. 후반 28분 윤일록이 아크 서클 정면에서 골대를 정확하게 본 뒤 오른발 감아차기로 제주 골대 상단을 갈랐다.
결과적으로 최용수 감독의 포기 혹은 결단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첫 골도 나왔고 첫 승도 달성했다. 익숙했던 옷과 함께 매무새를 다시 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상대를 제압하는 위력적인 공격력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역시 데얀과 하대성, 몰리나라는 좋은 옷감들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 그래도 분명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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