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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제주에 2-0, 21경기 연속무패 ‘천적 입증’
입력 2014-03-26 21:22 
역시 FC서울은 제주유나이티드의 천적이었다. 2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면서 시즌 마수걸이 승리도 신고했다. 사진(서울 상암)= 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상암) 임성일 기자] 좀처럼 강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FC서울이 모처럼만에 활짝 웃었다. 시즌 첫골도 터졌고 시즌 마수걸이 승리도 신고했다. 확실히 제주에겐 강했다.
FC서울이 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경기에서 고요한과 윤일록이 1골씩 뽑아내면서 2-0 승리를 거뒀다.
분위기가 다른 팀들의 만남이었다. 제주는 2연승 중이다. 수원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자책골 때문에 0-1로 패했던 제주는 이후 전남 원정(2-1)과 성남과의 3라운드 홈경기(1-0)를 거푸 잡아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반면 FC서울은 좀처럼 잠에서 깨지 못하고 있었다. 개막전에서 전남에게 0-1로 패했던 서울은 2라운드 성남 원정에서의 0-0에 이어 홈에서 열린 부산과의 3라운드에서도 0-1로 덜미를 잡히면서 첫승을 신고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첫골이 터지지 않고 있으니 첫승도 없었다.
시즌 성적에 대한 간절함은 서울이 앞섰다. 하지만 제주는 징크스를 깨야했다. 2006년부터 제주를 상대로 13승7무, 무려 20경기 무패행진 중이었다. 박경훈 감독이 정말 오늘은 꼭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선수들에게는 부담을 줄까 싶어 말을 많이 하지 않았으나 이 징크스를 깨야한다”는 말로 전의를 다진 이유다. 결과적으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 감독은 공히 후반을 승부처로 삼았다. 박경훈 감독은 빠른 드로겟과 정확한 윤빛가람을 모두 벤치에 앉혀 놓고 경기를 시작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윤일록과 하파엘을 선발로 내지 않았다. 체력적인 안배도 있었으나 우리도 후반을 도모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히며 시간이 지난 뒤 허점을 노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두 감독의 복안과 함께 전반전은 서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치중했다. 서로 무리한 공격을 자제하며 성급하게 승부를 보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반 23분 FC서울 고요한의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때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서로 결정적인 찬스가 없었다. 먼저 변화를 꾀한 쪽은 제주였다.

박경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드로겟을 투입했다. 최용수 감독도 후반 12분 박희성 대신 윤일록을 넣었다. 바통을 다시 박경훈 감독이 받았다. 후반 14분 오승범을 불러들이고 윤빛가람을 출전시켰다. 양 팀 공히 공격적인 변화였다. 그리고 후반 23분 결실이 맺어졌다. FC서울 팬들이 모처럼 환호했다.
후반 23분, 윤일록의 페널티 에어리어 안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제주 수비수의 몸을 맞고 솟구친 것을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고요한이 머리로 밀어 넣으면서 긴 잠에서 깨어났다. 첫골에 대한 부담을 떨친 서울은 이내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다. 첫골의 도우미였던 윤일록이 이번에는 해결사였다. 윤일록은 후반 28분 아크 서클 정면에서 골대를 정확하게 본 뒤 오른발 감아차기로 제주 골대 상단을 갈랐다. 지난 3라운드 부산전을 통해 K리그 통산 최연소 100경기 출전을 달성했으나 패배로 빛바랬던 아쉬움을 스스로 달랬다.
결국 윤일록이 해결사가 되면서 FC서울은 시즌 4경기 만에 첫 승을 달성했다. 연속해서 울산 요코하마 전북으로 이어지는 강호들과의 만남에 앞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제주는 천적에게 또 덜미를 잡히면서 2연승을 마감했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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