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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친절한 TV가이드] ‘세결여’ 손여은을 위한 재혼가정 지침법
입력 2014-03-26 14:24 
‘위험에 빠진 TV를 구하라
TV 속 위기에 당면한 출연진 혹은 프로그램을 향해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인 해결법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상관이 없으나, 그에 따른 결과는 책임질 수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금빛나 기자] 어떻게 날 이해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수 있어. 남편은 아직도 전처의 그림자에 반은 가려져 있고, 아이는 메롱메롱 뒤에서 딴 짓 하고 시어머니, 시누이는 강 건너 불구경, 난 뭐냐”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에서 가장 극단적이면서 입체적인 인물을 꼽으라하면 단연히 채린(손여은 분)일 것이다.

순진무구한 눈망울과 근사한 눈웃음, 조근조근한 말투, 기품 넘치면서 단정한 채린의 행동거지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따로 없으며, 집안마저 손에 꼽히는 재벌에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정도로 사회에서 받는 덕망도 높다. 태원(송창의 분)이 애 딸린 이혼남임에도 그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의 딸인 슬기(김지영 분)마저 품기로 결심한 채린은 분명 결혼 초반 ‘천상여자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천사와 같았던 채린이 태원네 가정의 큰 골칫덩어리로 돌변할 것이라 그 누가 상상을 했을까. 처음 상냥한 새엄마였던 채린은 유난스럽게 가까운 태원과 슬기 부녀사이를 질투했고, 자신에게 상속되는 재산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달라진 시댁의 반응, 늘 뚱한 표정의 의붓딸, 그리고 그런 시댁의 풍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점점 채린을 비뚤어지게 만들었다.

급기야 채린은 슬기를 보며 자신과 무조건 잘 지내야 한다며 슬기에게 자신을 아줌마가 아닌 새엄마라고 부를 것을 강요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은 악화되고 다툼 끝에 채린은 슬기의 뺨을 때리기에 이른다. 이 일이 발단이 돼 태원은 채린과의 이혼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고,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발을 동동 굴리는 채린을 향해 태원의 누나 태희는 한마디 날린다. 계모 노릇이 어디 쉽겠니. 무난한 계모가 되기에는 채린이 그릇이 작았지.”

비록 최근 모든 오해를 풀고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연 채린과 태원네 식구들이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법 재혼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할 채린과 더불어 이 시대 모든 새엄마들을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재혼가정 지키는 법과 관련해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준비했다.

안녕하세요. 아동가족학 박사 강유진 교수(총신대, 아동학과)라고 합니다.

‘세결여의 채린 씨 사연은 잘 들었습니다. 자녀가 있는 재혼가정을 이룰 당시 이혼 혹은 사별 후 얼마 동안 새엄마가 없이 살았는지, 그리고 재혼가정의 자녀의 연령이 어느 정도인지 등 다양한 개별적 상황이 고려됐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처음 그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군요. 결혼하고 내가 ‘상냥하게 대하면 무조건 잘 되겠지라고 낙관한 것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죠.

채린 씨도 물론 재혼 이후 새엄마로서 슬기와 잘 지내고 싶겠죠. 하지만 재혼 이전 어머니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태원과 슬기는 나름의 가족규칙을 가지고 생활해 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보통 재혼 이후 많은 새엄마는 재혼 이전에 가족들끼리 만들어왔던 가족규칙을 한 번에 무너뜨리고 집안의 어른노릇을 하려고 하는 데 이는 대단히 위험합니다. 자칫 자녀들로부터 반발을 사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혼은 부부 간의 결혼 해체이지 아이들과 어머니와의 완전한 이별은 아닙니다. 이혼을 했지만 친엄마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중요한 존재이지요. 이 때문에 아이들은 새엄마와 친엄마 사이에서 ‘충성갈등으로 혼란에 빠지기도 합니다. 새엄마를 받아들이자니 친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원망 등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직면한다는 것입니다. 채린씨를 향한 슬기의 뚱한 태도는 단순히 채린 씨가 미워서라기보다는 이혼 그 자체가 아이들에게 주는 부정적 영향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채린 씨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신뢰감을 회복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어차피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은 친엄마가 될 수 없습니다. 친엄마를 비난하거나 친엄마냐 자신이냐 선택하라는 식의 테스트는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부모의 이혼 때문에 망가졌던 마음, 어른들로부터 받았던 상처부터 회복되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건 친엄마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때 새엄마와의 관계도 좋아질 수 있다는 거예요. 명심하세요

마지막으로 남편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세요. 남편과 협력해서 새엄마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전부터 익숙했던 대로 가족들이 행동할 경우 새엄마는 재혼가정 내 외톨이가 됩니다.

참 더불어 채린 씨 뿐 아니라 시댁 식구들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때때로 시부모와 함께 동거할 때 새엄마들이 한계에 부딪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테면 시어머니의 경우 무의식적으로 자녀에 있어서 무언가 역할을 하려고 할 때 며느리를 무시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이전 친엄마와 비교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이건 다른 무엇보다 자녀에게 새엄마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그럴 경우 자녀는 더더욱 새엄마를 따르지 않게 되고, 그렇다면 새엄마는 자식에게조차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그 자녀에게 인내심을 폭발시키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요.


사진=세 번 결혼한 여자 캡처


작전 프로젝트명 ‘남자에게는 연민이 효과 짱

혹여 교과서만 열면 머리 아프고, 이론적인 지식의 접근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단기간 속성 비법을 살짝 알려드립니다.

여자란 모름지기 연약하고 슬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방송된 ‘세결여 보셨나요? 평소 자신의 상처를 꽁꽁 싸맨 채 가족들에게 으르렁거리던 채린을 골칫거리 취급을 하던 태원의 달라진 모습을? 채린을 향한 태원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다름 아닌 가정폭력의 상처를 드러내고 슬피 우는 채린을 보면서 부터였습니다. 채린의 아픔과 진실, 그리고 ‘눈물을 보고 닫혔던 마음의 문이 비로소 열린 거죠.

네. 그렇습니다. 예로부터 ‘여자의 무기는 눈물 아니겠습니까. 이게 바로 남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이거든요. 물론 아닌 척 씩씩한 척을 끝까지 끌고 가는 것도 좋다만, 만약 계속해서 문제가 반복될 시에는 진실 된 고백과 함께 흘리는 눈물 한 방울, 그보다 좋은 건 없습니다.

지난 23일 방송된 ‘세결여 보세요. 채린이 눈물로 태원의 마음을 움직인 이후 나머지는 놀라울 정도로 일사천리이지 않습니까. 태원의 말 한마디로 기 센 시누이와 시어머니도 잘해주기 시작하고, 슬기 역시 착한 의붓딸이 되지 않았습니까. 먼저 남자만 내 편으로 먼저 잡고 그 다음 식구들은 천천히 고민해도 됩니다. 모름지기 남자는 여자의 눈물에 약하고, 남편은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점 잊지 마세요.

※ 다음 회는 MBC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속 재벌이 돼 돌아온 전 남편을 유혹해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는 돌싱녀 나애리(이민정 분)를 위한 남자 없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홀로서기 비법에 대해 다룹니다. 나애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효과적인 홀로서기 방법을 알고 계신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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