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선수분과위원장 최혜정, “협회 독단 막고 선진 골프문화 정착시킬 것”

[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2심 중징계, 3심 봐주기란 기준도 없고 상식에도 벗어나는 집행부의 결정으로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항의하겠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신임 선수분과 위원장으로 추대된 최혜정(29.볼빅)의 말이다.
최혜정은 지난 19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14 KLPGA 투어프로 세미나에서 회원들의 추천으로 단독 입후보한 후 참석자 109명 중 찬성 107표, 반대 2표로 2년 임기의 선수분과 위원장에 뽑혔다.
압도적인 지지로 추대된 최혜정은 인터뷰를 통해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배웠던 골프 선진 문화를 KLPGA투어에 접목해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팬 서비스를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혜정은 지난 해 11월 ADT캡스 챔피언십 2라운드 도중 경기위원의 판정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상벌위원회(배명희 위원장)로부터 ‘벌금 1000만원, 3개 대회 출장정지란 보복성 중징계를 받았다. 투어 선수들의 대표하는 선수분과 위원장에 선출되면서 자신의 문제 해결을 위해 위원장 자리를 남용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혜정은 선수분과 위원장에 선출된 후 협회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고민했지만 부당한 징계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일이 내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선수 권익 보호와 직결된 일”이란 입장을 밝혔다.
향후 자신과 같은 불이익을 당하는 선수들이 나오지 않도록 징계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된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지난 해 11월 ADT캡스 챔피언십 2라운드 도중 경기위원의 판정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상벌위원회로부터 ‘벌금 1000만원, 3개 대회 출장정지란 보복성 중징계를 받은 최혜정. 사진=KLPGA 제공

그는 강춘자 수석 부회장과 이영귀 부회장 등 현 집행부는 징계가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관과 규정을 들어 징계를 철회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면서 왜 협회의 치부를 덮기 위해 회원이 피해를 당해야 하는 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최혜정은 기준도 없고 상식에서도 벗어나는 협회 집행부의 이중적인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LPGA는 1심과 2심을 거쳐 1년 이상의 자격정지를 선고 받을 경우 상벌위원회가 아닌 이사회 자체 의결로 징계를 감해 줄 수 있다는 자체 규정이 있다. 즉 3심인 이사회 의결이 최종판결인 셈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KLPGA는 1년 이하의 자격정지는 3심으로 갈 수 없고 2심에서 확정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바람에 2심인 상벌위에 참석하지 못했다. 집행부에서도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2심이 최종이라는 규정을 전해 주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린 것에 어처구니가 없다. 이 말만 협회에서 알려줬어도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겠다.”
이어 내 불찰도 있지만 기본적인 권리조차 박탈당한 사실이 KLPGA의 회원으로써 부끄럽다”고 강조했다.

최혜정은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집행부 임원 중 한명이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 대해 미안하다는 뜻을 전해 올 정도로 집행부도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뜻에 잘 따르면 봐주기를 하면서 부당함을 지적하는 선수에겐 징계부터 하는 협회가 누구를 위한 협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선수분과 위원장에 선출된 만큼 내가 겪은 일들을 거울삼아 협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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