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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언더&오버’②] “사라진 경계,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입력 2014-03-25 15:35  | 수정 2014-03-25 15:43
[MBN스타 박정선 기자] 언더와 오버의 경계가 사라진 것에 가장 큰 힘을 보탠 것은 방송 매체의 발달이다. 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대중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 언더의 상업적 성공이 오히려 이들의 자생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기본적으로 실력을 갖춘 언더 뮤지션들이 방송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끌게 된 것임에도 이 같은 경로는 다소 위험요소로 꼽힌다는 것이다.

언더에서 자유롭게 구현되던 음악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개성의 부재다. 현재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 밴드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 언더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며 방송에서 노출이 많이 되는 만큼 개성은 사라지고, 획일화 된 음악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언더의 상업적 성공과 더불어 대형기획사의 레이블 설립, 확대로 창작의 자율성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분명 아직까지도 개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크라잉넛의 영향으로 펑크밴드가 등장하고, 10cm의 성공 이후 젬베 두드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부는 통기타 열풍도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똑같은 음악만 들고 나온다며 손가락질 받는 현 아이돌들과 어떤 차이가 있냐는 말이다. 물론 이들의 음악성 자체를 두고 비난하자는 건 아니다. 분명 실력 있는 이들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개성을 잃을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을 꼽자면 주목 받지 못한 아티스트들이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홍대클럽 공연장은 10년 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산하기 짝이 없다.


이미 스타가 되어 떠나간 언더 뮤지션들, 그리고 방송에서 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아직도 홍대에 남아 공연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 경계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한 관계자는 언더의 오버 진출에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마냥 좋은 현상으로만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TV로 인한 소비는 빠르다. 지금 아이돌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이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가수들도 그 형식을 따라 움직이려는 조짐이다”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한 언더의 강점이라면 개성과 자유를 꼽고 싶다. 하지만 현재는 언더도 TV 매체의 유행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무조건 인기를 쫓는 것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언더와 오버의 경계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언더 뮤지션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언더그라운드의 음악도 분명 하나의 문화다. 이 음악과 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당사자인 뮤지션들뿐 아니라 이를 즐기는 대중들 역시 함께 해야 할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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