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광화문에 새 둥지 튼 매일유업, 이번에도 셋방살이…왜?
입력 2014-03-25 14:46  | 수정 2014-03-25 15:19

매일유업이 새로운 둥지로 자리를 옮겼다. 1969년 창립 이래 두번째다. 그러나 이번에도 셋방살이 신세는 면치 못했다.
25일 유제품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로 사옥을 이전 완료했다. 지난 2000년 장충동 사옥에서 종로구 삼환빌딩으로 이사 온 후 14년만이다. 현재 매일유업은 더케이트윈타워 2~4층을 사용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건물주인 삼환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임차 계약이 만료되자 자연스럽게 사옥 이전을 검토했다"며 광화문에 새롭게 자리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창립 이후 45년 동안 단 한번도 자체 사옥을 지어본 적 없는 매일유업은 이번에도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내부에선 저가 매물이 많이 나온 상황을 감안해 건물 매입 등을 논의했으나 결국 임대하기로 한 것. 임차 기간은 10년 간으로 2024년 4월30일까지다.

매출 1조원대를 자랑하는 매일유업이 무(無)사옥 원칙을 고수하는 까닭은 다름아닌 창업주 김복용 회장의 경영 방침 때문이다.
김 회장은 평소 농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문턱 낮은 건물을 강조해 왔다. 아울러 외형 확대보다는 연구 개발과 낙농가 지원 등 내실을 더 기할 것을 주문해 왔다. 따라서 이번 사옥 이전을 결정하는데에도 창업주 정신을 존중하기로 했다.
매일유업 한 직원은 "내부 직원들 사이 자사 사옥 보유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일단 새 건물로 이전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제품 업계는 지난해 남양유업에서 불거진 '갑을 논쟁'으로 인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매일유업은 우유 및 커피음료 판매에서 선전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사옥 이전까지 단행함으로써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쇄신, 올해 더욱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매일유업은 개별기준으로 매출액 1조1382억원, 영업이익 307억5200만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8.1%, 2.9% 커진 규모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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