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대성불패 구대성(45‧시드니 블루삭스)의 글러브에는 태극기가 새겨져 있다. 태극기 옆에는 그가 한화 이글스 시절 달았던 상징적인 등번호 ‘15도 새겨 넣었다. 꼭 공식 경기가 있는 날에만 사용한다는 태극기 글러브. 그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구대성은 호주 프로야구 시드니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한화에서 은퇴한 이후 야구에 대한 열정을 벌리지 못하고 가족이 있는 호주로 건너와 제2의 야구인생을 살고 있다.
▲ 한국 야구의 자부심 때문에…”
구대성은 호주리그에서 2년 연속 구원왕에 오를 정도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국가대표로 처음 선발됐다. 구대성은 메이저리그 호주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LA 다저스와 연습경기에 구원투수로 나섰다. 1이닝 퍼펙트 투구로 국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구대성은 이날 경기에 사용한 글러브도 화제가 됐다.
그의 글러브에 새겨진 태극기와 숫자 15. 한‧미‧일 프로야구를 경험한 뒤 찾은 낯선 호주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구대성은 호주로 넘어온 이후 경기용 글러브를 하나만 쓰고 있다. 이 글러브가 다저스전에 들고 나온 ‘태극기 글러브다. 구대성은 5~6년 된 글러브다. 예전에 협찬을 받은 건데 은퇴했다고 이제 안 해준다. 그래서 오래 쓰기 위해 아끼면서 경기 때만 쓰고 있다”고 했다.
구대성이 태극기를 새긴 이유도 있다. 한국 야구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야구의 인기가 없을 뿐더러 한국 야구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구대성에 대해서도 당연히 무지한 상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출신이라는 것도 몰랐다.
구대성은 처음 여기에 오니까 나한테 북에서 왔는지, 남에서 왔는지 자꾸 묻더라. 그래서 태극기를 새긴 글러브를 끼기 시작했다. 사실 태극기를 잘 모르는 선수들도 있었다. 지금은 다 안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난 한국 야구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있다”며 태극기 글러브를 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너희들보다 수준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구대성과 등번호 15는 떼려야 뗄 수 없다. 호주에서는 시드니에서 영구결번 된 15번 탓에 구단에서 준 30번을 달았다. 그러나 그의 글러브에는 15번이 여전히 새겨져 있다.
한화 이글스 시절 ‘대성불패의 상징인 15번. 한화에서는 류현진(27‧LA 다저스)을 잠시 거쳐 유창식(22)에게 물려진 ‘한화맨이라면 더 남다른 의미의 등번호다.
구대성의 등번호에는 사연도 많다. 동산고 시절 21번을 달았던 류현진은 신인이던 2006년 한화에 입단할 당시 15번을 골랐다. 대선배 구대성에 이어 한화 좌완 투수의 계보를 잇는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그해 3월 구대성이 한화로 복귀하면서 15번은 다시 구대성에게 돌아갔고, 류현진의 99번이 탄생했다. 이후 2010년 구대성이 은퇴한 뒤 당시 좌완 최대어였던 유창식에게 15번의 행운이 돌아갔다.
구대성은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던 4년 전과 지금의 마음이 다르지 않았다. 영구결번에 대한 마음은 크지 않았다. 대신 15번에 대한 상징적인 집착은 강했다. 구대성은 여기서 15번을 달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영구결번은 은퇴할 때 안됐으니까 할 수 없고, 지금 좋은 후배가 물려받아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대성불패를 물려받은 유창식은 지난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6.78로 부진하는 등 프로야구 3시즌 개인 통산 12승21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해 아직은 대선배를 볼 면목이 없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올해 4선발로 유창식을 확정한 상태다.
구대성도 유창식이 조금은 안타까운 듯했다. 구대성은 15번을 달면 잘해야 하는데…. 좀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내친김에 유창식을 향한 조언을 부탁했다. 구대성은 다른 건 없고 좀 자신 있게 던졌으면 좋겠다. 안타를 맞으면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더라”면서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잘하겠죠”라고 후배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min@maekyung.com]
구대성은 호주 프로야구 시드니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한화에서 은퇴한 이후 야구에 대한 열정을 벌리지 못하고 가족이 있는 호주로 건너와 제2의 야구인생을 살고 있다.
▲ 한국 야구의 자부심 때문에…”
구대성은 호주리그에서 2년 연속 구원왕에 오를 정도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국가대표로 처음 선발됐다. 구대성은 메이저리그 호주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LA 다저스와 연습경기에 구원투수로 나섰다. 1이닝 퍼펙트 투구로 국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구대성은 이날 경기에 사용한 글러브도 화제가 됐다.
그의 글러브에 새겨진 태극기와 숫자 15. 한‧미‧일 프로야구를 경험한 뒤 찾은 낯선 호주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구대성은 호주로 넘어온 이후 경기용 글러브를 하나만 쓰고 있다. 이 글러브가 다저스전에 들고 나온 ‘태극기 글러브다. 구대성은 5~6년 된 글러브다. 예전에 협찬을 받은 건데 은퇴했다고 이제 안 해준다. 그래서 오래 쓰기 위해 아끼면서 경기 때만 쓰고 있다”고 했다.
구대성이 태극기를 새긴 이유도 있다. 한국 야구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야구의 인기가 없을 뿐더러 한국 야구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구대성에 대해서도 당연히 무지한 상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출신이라는 것도 몰랐다.
구대성은 처음 여기에 오니까 나한테 북에서 왔는지, 남에서 왔는지 자꾸 묻더라. 그래서 태극기를 새긴 글러브를 끼기 시작했다. 사실 태극기를 잘 모르는 선수들도 있었다. 지금은 다 안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난 한국 야구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있다”며 태극기 글러브를 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너희들보다 수준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화 이글스 투수 유창식은 대선배인 구대성의 등번호 15번을 물려받은 유망주다. 프로 데뷔 4년차를 맞은 유창식이 올해 등번호값을 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창식아, 15번 달면 잘해야 돼”구대성과 등번호 15는 떼려야 뗄 수 없다. 호주에서는 시드니에서 영구결번 된 15번 탓에 구단에서 준 30번을 달았다. 그러나 그의 글러브에는 15번이 여전히 새겨져 있다.
한화 이글스 시절 ‘대성불패의 상징인 15번. 한화에서는 류현진(27‧LA 다저스)을 잠시 거쳐 유창식(22)에게 물려진 ‘한화맨이라면 더 남다른 의미의 등번호다.
구대성의 등번호에는 사연도 많다. 동산고 시절 21번을 달았던 류현진은 신인이던 2006년 한화에 입단할 당시 15번을 골랐다. 대선배 구대성에 이어 한화 좌완 투수의 계보를 잇는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그해 3월 구대성이 한화로 복귀하면서 15번은 다시 구대성에게 돌아갔고, 류현진의 99번이 탄생했다. 이후 2010년 구대성이 은퇴한 뒤 당시 좌완 최대어였던 유창식에게 15번의 행운이 돌아갔다.
구대성은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던 4년 전과 지금의 마음이 다르지 않았다. 영구결번에 대한 마음은 크지 않았다. 대신 15번에 대한 상징적인 집착은 강했다. 구대성은 여기서 15번을 달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영구결번은 은퇴할 때 안됐으니까 할 수 없고, 지금 좋은 후배가 물려받아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대성불패를 물려받은 유창식은 지난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6.78로 부진하는 등 프로야구 3시즌 개인 통산 12승21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해 아직은 대선배를 볼 면목이 없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올해 4선발로 유창식을 확정한 상태다.
구대성도 유창식이 조금은 안타까운 듯했다. 구대성은 15번을 달면 잘해야 하는데…. 좀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내친김에 유창식을 향한 조언을 부탁했다. 구대성은 다른 건 없고 좀 자신 있게 던졌으면 좋겠다. 안타를 맞으면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더라”면서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잘하겠죠”라고 후배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