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배추밭 갈아엎고 양파는 폐기…농민 '시름'
입력 2014-03-24 20:02  | 수정 2014-03-24 21:20
【 앵커멘트 】
지난 겨울 유난히 따뜻한 날씨에 채소 농사는 풍년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은 배추를 갈아엎고 있습니다.
최용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국 겨울 배추의 70%를 차지하는 전남 해남군.

커다란 트랙터가 배추밭으로 올라갑니다.

출하를 앞둔 수천 통의 싱싱한 배추들이 트랙터 톱날에 산산조각 부서집니다.

날씨가 따뜻해 풍년이 들었지만, 생산량이 넘쳐 팔 때가 없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최용석 / 기자
- "이렇게 최상품의 해남 겨울 배추 1만여 톤이 산지 폐기됐습니다."

▶ 인터뷰 : 김광수 / 전남 해남 황산면
- "배추농사는 정성껏 잘 지어놨지만, 상인들이 아예 안 오고 농협에서도 배추값이 싸다고 거부해서 할 수 없이…."

무안의 양파 농사도 같은 상황.

작년보다 20%가량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가격은 3분에 1 수준입니다.

특히 4월에 새로운 조생종 양파가 생산되기 때문에 창고에 저장된 양파 일부는 폐기해야 합니다.

▶ 인터뷰 : 이화연 / 전남 무안 도대리 이장
- "최저생산비도 건져낼 수 없고 그렇다고 농민으로서 폐기처분하자니 마음이 아프고요."

30%가량 생산량이 늘어난 진도 대파 역시 지난 2월, 1만여 톤이 폐기처분됐습니다.

이런 현상은 날씨 영향도 있지만, 재배농민들이 양파나 배추, 대파 재배로 몰리면서 물량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풍년이 들면 오히려 폭락하는 채소 수매가,
정부의 근본적인 수급조절대책이 필요합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yskchoi@hotmail.com]
영상취재: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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