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아복 사업하는 40대男 명함에 `1113`… 하고싶은 일이 이만큼
입력 2014-03-24 15:25 

숫자 1113이 크게 박힌 명함을 건넨 최형욱(41) 대표. 그의 이름 앞에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하고 싶은 게 1113가지나 된단다.
그 중 아동의류 전문 쇼핑몰 ‘호두스토리는 그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사업이고, 현재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호두스토리는 아무것도 없이 하고 싶은 ‘열정만 가지고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함께 운영하고 있는 아내가 먼저 이 일을 시작을 했고, 최 대표는 잠자는 시간을 쪼개 아내를 도우는 정도였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부인과 함께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시장에 대한 이해는 깊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부는 1년 동안 하루 2시간씩 자면서 호두스토리를 키워나갔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사업을 접으려던 시기, 한 여성 월간지에서 제의한 협찬 요청이 큰 전환점이 됐다.

아내와 차를 타고 가면서 심각하게 앞으로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최악의 경우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협찬 요청이 왔어요. 별 생각 없이 진행을 했는데 이후 주문이 배로 뛰면서 정신 없이 커지더라고요. 다시 한번 제대로 뛰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최 대표는 정식으로 사무실을 열고 직원을 채용하는 등 다시 운영할 채비를 갖췄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부부에게 두 번째 위기는 3년 전 찾아왔다.

시장이 커지고 동종 업계들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정체기가 지속됐다.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다. 최 대표는 유아동에서 8세 이상의 아동으로 주타깃층을 변경하고, 자체 디자인 및 제작을 시작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편한 디자인의 북유럽 스타일로 사이트를 꾸몄고, 액세서리도 가죽 끈을 여러 번 맨다거나 하는 스타일로 자연스러움을 표현했다. 활동성이 강한 연령대임을 감안해 신축성이 좋은 원단을 선별했고, 아토피 등 민감한 피부타입에도 문제가 없도록 신경썼다.

신상품을 매일 업데이트 해 고객들로부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코디도 인기 요인으로 자리잡았다.

최 대표는 단순히 색상을 맞추고 유행하는 스타일로 세트상품을 구성하지 않는다”며 동대문 시장에 가보면 호두스토리를 벤치마킹 해 세트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있을 만큼 차별화된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제 호두스토리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호두스토리는 지난해 말 카페24의 해외 비즈니스 서비스를 이용해 영문, 일문, 중문몰을 오픈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영문몰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해외 오픈마켓 입점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해외 시장은 이제 막 진출한 상황이라 더욱 기대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생각만으로도 즐겁고 설레네요. 호두스토리, 많이 기대해주세요.”

<미니 인터뷰>

▲ 하고 싶은 1113개 중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신다면.

기타도 잘 치고 싶고, 수영도 잘하고 싶고, 장난감도 많았으면 좋겠고, 오프라인 매장도 열고 싶고, 해외에서도 성공하고 싶고 등등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다. 하고 싶은 걸 모두 할 수도, 모두 잘할 수도 없겠지만 항상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면서 살고 싶다. 그러다 보면 저도, 호두스토리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 모바일 사이트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방문자와 매출이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점심시간에 방문자가 많은 편인데 아무래도 직장맘들이 그 시간을 이용해 쇼핑을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휴가 때처럼 차량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긴 경우 관련 마케팅을 하기도 하고, 상시적으로는 추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 여성 의류몰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30대 초반 엄마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판매할 생각이다. 쇼핑몰 이름은 ‘atfance로 3월말 오픈 예정이다. 사실 이전에 호두스토리에서 성인 여성들의 의류를 판매했었다. 아이 옷을 찾으러 들어온 엄마들이 주로 구입했고 반응이 좋았는데 함께 하기에 여유가 없어 중단했다.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 예비 창업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몇 억 소녀 ‘몇 백억 매출 등 단면만 보고 허상을 쫓아 쇼핑몰을 창업하는 사람들이 있다.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스스로 즐기지 않으면 얼마를 벌든지 힘들기 마련이고, 진정한 의미의 성공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일에 임하고, 그러면서 일을 즐기기 바란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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