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험사·저축은행도 뚫렸다…대출·성인사이트 광고에 이용
입력 2014-03-24 14:52 

국내 14개 보험사와 4개 이동통신사, 7개 저축은행이 관리하는 일부 개인정보가 이미 수년 전 유출돼 인터넷에서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105만 건의 개인 정보를 불법 유통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안모씨(37) 등 3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안씨는 2010년부터 2011년 6월까지 중국 현지에서 신원 미상의 조선족 등으로부터 개인정보 1105만 건을 구입한 뒤 최근까지 대부중개업자들에게 판매하거나, 성인사이트 광고를 일방적으로 전송해 4억 4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안씨는 중국 현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1105만 건의 개인 정보를 쉽게 구입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200여 만 건이 국내 보험회사와 이동통신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26개사가 관리하는 개인정보임을 확인했다. 14개 보험회사의 개인정보 1만3000여 건은 보험상품을 위탁 판매하는 대리점 한 곳에서 관리한 정보로 확인됐으며 개인의 병력, 수술내역 등의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은 대리점 직원이 개인정보를 유출했는지, 전산망이 해킹 당한 것인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7개사 저축은행에서 유출된 개인정보(이름 주소 주민번호 전화번호 대출신청 금액 등)는 2011~2012년 정보다.
4개 통신사의 개인정보(166만건)는 2000년부터 2006년 사이 인터넷이나 유선전화를 가입할 때 확보한 개인정보로 이름 주민번호 가입상품명, 가입일자 등이 거래됐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개인정보를 구입한 것이어서 판매자를 검거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안씨는 불상의 조선족과 내국인 등에게 2000만 원 가량을 주고 개인정보를 엑셀 파일 등으로 건네받았고, 네이트온이나 메신저가 불법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가 됐다"고 말했다.
안씨 등은 중국 현지에 만든 대부업체의 대출을 늘리기 위해 구입한 개인정보를 이용하다 여의치 않자 2011년 6월 입국해 대부중개업자들에게 회당 몇천건에서 몇만건을 10만~100만 원을 받고 판매했다. 또한 불특정 다수에게 성인사이트를 홍보하면 유료회원 1명당 1만40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종업원 2명을 고용해 60만 명에게 성인사이트 광고정보를 전송해 3억3000만 원을 벌기도 했다.
작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는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 홍보 문자를 전송해 회원을 모집한 뒤, 도박 수익금 1억1000만 원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개인정보의 불법경로 등을 추적하는 한편, 중국으로 출국한 공범 1명을 지명수배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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