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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초점] 결국 함익병 지킨 ‘자기야’ 제작진의 꼼수
입력 2014-03-21 11:27 
[MBN스타 유명준 기자] SBS ‘자기야 제작진의 의리(?)가 빛났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피부과 의사 함익병의 하차를 자연스럽게 처리하며, 함익병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함익병은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자기야 224회를 끝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방송은 평소와 똑같이 전파를 탔고, 제작진은 함익병의 하차에 대해 어떤 이유나 해명도 하지 않았다.

제작진이 함익병 하차에 대해 언급한 것은 보도자료를 통해서다. SBS는 20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함익병이 오늘 방송을 끝으로 출연을 마무리한다”며 함익병의 하차는 최근 있었던 논란 때문이 아닌 로테이션 체계로 인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동안 ‘자기야를 오래 해오기도 했고 본인의 스케줄도 바쁘기 때문에 하차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즉 함익병 하차는 인터뷰 논란과 상관없이 ‘본인의 의지와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작진은 실상 함익병의 인터뷰 논란과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는 인터뷰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어떤 고민 없이 함익병 출연분을 고스란히 방송에 내보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함익병은 지켜야 할 소중한 존재였던 셈이다.

물론 함익병의 인터뷰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여러 주장들이 나왔다. 함익병의 개인적 생각을 두고 방송 출연까지 제재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말도 나왔고, 일부에서는 정치적 견해 운운하며 함익병을 옹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함익병의 발언은 정치적 견해가 아닌, 비상식적 내용들이다. 비상식적 사고를 가진 이가 공공재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에 버젓이 나온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시청자들이, 누리꾼들이 거세게 반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이에 대해 가장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자기야 제작진은 이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은 채, 함익병 보호에 나선 것이다.

결국 제작진은 ‘로테이션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하차라는 이유로 자신들은 부담스러운 짐을 덜고, 함익병에게는 하차 명분을 주는 꼼수를 발휘했다. 향후 SBS가 프로그램 출연자를 어떤 식으로 지켜낼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례로 남게 된 셈이다.

앞서 함익병은 월간조선 3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dogma)다. 정치의 목적은 최대 다수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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