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지진희 “오히려 정직할 것 같은 사람이 바람 피워요”

[MBN스타 김나영 기자] 불륜을 저질렀지만 당당하다. 화를 내고 있는 아내에게 차가운 정도로 이성적인 행동을 한다. 어떻게 보면 당당해 보이지만 뻔뻔하기 그지없다.

최근 호평 속에 막을 내린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이하 ‘따말)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슬아슬한 외줄을 타는 위기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가족간의 관계와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려 사랑을 받았다.

지진희는 ‘따말에서 화려한 스펙의 완벽한 가장이지만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온 나은진(한혜진 분)과의 만남으로 불륜을 겪게 되는 유재학을 연기했다. 종영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따말 속 불륜남 지진희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환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제가 맡은 재학이는 굉장히 냉철하고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한 친구예요. 미경(김지수 분)과 아무런 문제 없이 가족을 꾸리는 남성이죠. 그런데 은진이를 만나고 그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 후 불륜을 폈어요. 하지만 선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끝까지 잠자리는 모습을 보였어요.”

‘불륜을 소재로 했기에 자칫하면 자극적으로 나갈 수 있었지만 ‘따말은 끝까지 사랑을 찾아가고 회복하는 모습을 그려 많은 마니아층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호평을 많이 받았지만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 밀려 2위 자리를 고수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애초 시청률에 대한 기대는 없었어요. 불륜이라는 소재가 일부 시청자에게 안 좋게 다가갈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결혼한 입장도 하지 않은 입장에서 껄끄러울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우리 드라마가 2위 자리를 고수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불륜 이후 회복과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감독님과 관계자분도 낮은 시청률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잘 나왔어요. 무엇보다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분들과 좋게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아요.”

이번 드라마에서 지진희는 완벽한 재학의 이미지를 준비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것은 ‘섹시한 중년 남성의 이미지이다. 앞서 그는 작품속에서 중후하고 반듯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2:8 가르마에 세련된 맞춤형 정장과 신발을 매치해 세련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은진이가 나이가 어리잖아요. 저보다 어리고 유부녀가 어떤 매력 때문에 재학을 만날까를 고민을 했더니 결과적으로 ‘비주얼이 완벽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달 전부터 헤어와 의상에 신경을 각별히 썼어요. 의상도 드라마 찍기 전부터 헐렁한 건 다시 맞추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사실 반듯하고 정직할 거 같은 놈들이 바람 더 피워요(웃음).”

사진= 한희재 기자

‘따말 속 재학과 미경은 1년 별거 후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사는 해피엔딩을 그렸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된 두 사람의 사랑은 견고해졌다. 지진희는 많은 사람을 만나보라(?)”는 충고와 함께 자신의 러브스토리를 들려줬다.

지진희는 지난 2004년 오래 사귄 지금의 아내와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는 연애 기간을 포함해 약 2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한 동반자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앞서 말했던 충고와 다른 그의 러브 스토리에 의문을 가지자 아내와 나는 엄청 후회했다”는 농담과 함께 ‘따말처럼 서로의 대화와 이해가 중요하다고 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보라”는 것은 사랑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인생의 조언인 셈이었다.

‘따말이 끝난 후 그는 계속해 바쁜 활동을 할 예정이다. 2년 전 찍은 영화 ‘길 위에서가 중국 개봉을 앞두고 있고 일본에서는 공예 전시회도 있다. 또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과 함께 촬영한 홍콩 영화 ‘적도도 올해 개봉할 예정이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야 돼요. 물론 빛과 그림자는 공존하죠. 그렇지만 그림자보다는 빛을 보면서 달려가야 해요. 예를 들어 내가 밑바닥이면 ‘그래, 난 바닥이니까 내려갈 길이 없어. 이제 올라가면 돼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모든 일에 힘이 되죠. 심하게 긍정적이라고요? 이런 마음은 변함없을 거예요.”

사진= 한희재 기자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