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하 지배구조원)이 주주총회를 앞둔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하이트진로, 효성 등 코스피 대형사의 주총 안건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배구조원은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은 물론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들에 상장사들의 주총 안건에 대한 분석ㆍ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번 의안 분석 결과가 기관투자가들의 반대 의결권 행사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지배구조원의 2014년 주총 안건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배구조원은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하이트진로, 효성, 롯데푸드, 오리온, 한국단자공업 등 상장사들의 일부 주총 안건에 대해 투자자들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는 사내이사 보수한도를 대폭 증액한 점, 신한지주는 이사들에게 인센티브로 자사주를 부여하는 안을 상정하면서 구체적인 기준을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하나금융은 사내이사 수를 작년 4명에서 올해 1명으로 축소했지만, 보수한도를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줄이는 데 그쳤다. 따라서 지난해 20억원이던 사내이사 1인당 보수한도는 올해 60억원으로 300% 급증하게 됐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의안상의 보수한도는 예산상 보수한도로 사내이사 수는 다시 늘 수도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20억원을 감축한 것"이라며 "올해 유일한 사내이사인 김정태 회장의 보수는 40% 감축됐다"고 말했다.
또 지배구조원은 하이트진로와 효성이 주총 안건으로 올린 이사 평균 보수한도 50~60% 증액안도 적정성 여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의결권 행사를 주문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이사 수가 작년 8명에서 올해 5명으로 줄었지만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규모(70억원)를 유지했다. 효성도 이사 수가 작년보다 1명 감소했지만 보수한도는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되레 증액했다.
최중성 지배구조원 부원장은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이사회 규모를 줄이면서 이와 비례해 이사 보수한도 총액도 축소한 뒤 줄어든 이사회 규모를 유지하면서 이사 보수한도 총액은 다시 이전 수준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올렸다"면서 "이렇게 되면 이사들의 평균 보수한도가 자연스럽게 인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주주들의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퇴직 임원들을 챙겨주는 과정에서 꼼수를 부린 정황도 포착됐다.
일례로 롯데푸드는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지배구조원은 이 경우 주주들이 퇴직금 지급 현황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어 이번 안건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퇴직 임원들에 대한 위로금 지급 여부와 규모를 보상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을 올린 오리온의 경우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배구조원은 판단했다. 보상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주주들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구성 지배구조원 팀장은 "최근 퇴직 임원에 대한 보상 수준을 높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ISS(세계 최대 주총 안건 분석기관) 역할을 하는 지배구조원은 2012년부터 상장사들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를 돕는 자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배구조원은 올해 400여 개 상장사들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삼성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CA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민연금은 환경, 지배구조 등 책임투자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 시 지배구조원 분석 서비스를 이용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최근 국민연금을 포함해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원의 이번 분석이 이들 기관의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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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원은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은 물론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들에 상장사들의 주총 안건에 대한 분석ㆍ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번 의안 분석 결과가 기관투자가들의 반대 의결권 행사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지배구조원의 2014년 주총 안건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배구조원은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하이트진로, 효성, 롯데푸드, 오리온, 한국단자공업 등 상장사들의 일부 주총 안건에 대해 투자자들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는 사내이사 보수한도를 대폭 증액한 점, 신한지주는 이사들에게 인센티브로 자사주를 부여하는 안을 상정하면서 구체적인 기준을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하나금융은 사내이사 수를 작년 4명에서 올해 1명으로 축소했지만, 보수한도를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줄이는 데 그쳤다. 따라서 지난해 20억원이던 사내이사 1인당 보수한도는 올해 60억원으로 300% 급증하게 됐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의안상의 보수한도는 예산상 보수한도로 사내이사 수는 다시 늘 수도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20억원을 감축한 것"이라며 "올해 유일한 사내이사인 김정태 회장의 보수는 40% 감축됐다"고 말했다.
또 지배구조원은 하이트진로와 효성이 주총 안건으로 올린 이사 평균 보수한도 50~60% 증액안도 적정성 여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의결권 행사를 주문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이사 수가 작년 8명에서 올해 5명으로 줄었지만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규모(70억원)를 유지했다. 효성도 이사 수가 작년보다 1명 감소했지만 보수한도는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되레 증액했다.
최중성 지배구조원 부원장은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이사회 규모를 줄이면서 이와 비례해 이사 보수한도 총액도 축소한 뒤 줄어든 이사회 규모를 유지하면서 이사 보수한도 총액은 다시 이전 수준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올렸다"면서 "이렇게 되면 이사들의 평균 보수한도가 자연스럽게 인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주주들의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퇴직 임원들을 챙겨주는 과정에서 꼼수를 부린 정황도 포착됐다.
일례로 롯데푸드는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지배구조원은 이 경우 주주들이 퇴직금 지급 현황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어 이번 안건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퇴직 임원들에 대한 위로금 지급 여부와 규모를 보상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을 올린 오리온의 경우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배구조원은 판단했다. 보상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주주들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구성 지배구조원 팀장은 "최근 퇴직 임원에 대한 보상 수준을 높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ISS(세계 최대 주총 안건 분석기관) 역할을 하는 지배구조원은 2012년부터 상장사들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를 돕는 자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배구조원은 올해 400여 개 상장사들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삼성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CA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민연금은 환경, 지배구조 등 책임투자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 시 지배구조원 분석 서비스를 이용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최근 국민연금을 포함해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원의 이번 분석이 이들 기관의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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