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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이 KT ENS 법인인감 관리
입력 2014-03-19 17:22 
KT ENS의 부실한 내부 관리 시스템이 이번 대출 사기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또한 여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부정 대출을 사전에 감지조차 못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KT ENS 측은 협력업체의 부정대출 과정에서 공모한 김 모 부장이 법인 인감을 무단 도용한 사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KT ENS 측은 "법인 인감도장 관리체계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김 부장이 사용한 법인 인감이 위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르바이트생이 법인 인감도장을 관리할 정도로 관리체계가 부실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KT ENS에서 법인 인감을 관리했던 한 직원은 "책상에 인감도장을 두면 직원들이 필요할 때 자유롭게 도장을 사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KT ENS 내부에서 김 부장 외에 공모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은행들의 여신 관리에도 부실이 드러났다. 하나ㆍ농협ㆍ국민은행 등 이번에 사기 대출 피해를 입은 16개 금융회사는 대기업인 KT 자회사인 KT ENS가 매출채권을 양도한다는 승낙서만 믿고 거액의 대출을 승인했다.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허위로 작성된 세금계산서가 제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이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
또한 이번 사기 대출에 사용된 서류들은 실제로 KT ENS가 사용하는 내부 서류와 형식이 달랐지만 이에 대한 확인조차 못했다.
경찰은 금융회사 직원들의 사기 대출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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