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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레이더] 중국 경제 최악 지나가나
입력 2014-03-19 17:14  | 수정 2014-03-19 19:17
중국 경제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 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나 감소하고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구매자관리지수(PMI)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의 경제상황과 인민은행의 통화ㆍ환율정책, 구리 가격 등을 종합해 볼 때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중국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 제조업 경기가 20년 만에 찾아온 한파로 위축됐다가 서서히 날씨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다. 2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전월 대비 17만5000개 증가해 전망치를 웃돌았고, 지난 1월 큰 폭으로 하락했던 ISM 제조업지수도 신규 주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둘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위기 국가들의 신용여건이 개선되고 총수요가 증가하면서 유럽 경제가 회복세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소비심리 개선과 수출 확대를 이유로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은 1.2%로 상향 조정했다.
셋째,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의 일일 변동폭을 기존 1%에서 2%로 2년 만에 확대했다.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해 수출과 성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경제상황과 리스크를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구리값도 반등이 예상된다. 구리는 건설과 인프라 산업에 사용되는 비중이 45%에 달해 다른 금속보다 경제상황을 가늠하기에 유용하다.
중국 제조업 PMI와 회사채 신용리스크를 바탕으로 도출한 적정가격에 비해 실제 구리가격은 10% 정도 싸다. 이와 비슷한 가격차를 보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테이퍼링을 최초로 언급한 지난해 6월, 유로존 재정위기가 확산된 2012년 5월, 중국의 구리 수입이 급감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졌던 2011년 9월이다. 공교롭게도 이때마다 구리 가격과 국내 증시는 동시에 저점을 형성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밝혔듯이 외형 성장에 집착하기보다는 성장의 방식과 산업구조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도 구조개혁을 지속해 갈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경제에 큰 짐을 지울 만큼 비관적인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구리가격이 반등한다면 향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
[김주형 동양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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