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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트리쉬나’, 사랑 속 숨은 집착 잡기 위해 질질 끄는 이야기?
입력 2014-03-19 13:51 
사진=포스터
넘치면 집착, 적당하면 사랑. 관심의 정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이중성은 사랑의 어려움과 위대함을 깨닫게 한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사랑 앞에 진실했던 한 여자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작가 토마스 하디의 ‘테스. 거기에 인도라는 공간적 배경을 넣고, 부유하지만 철없는 리조트 사장 아들 제이(리즈 아메드 분)와 댄서를 꿈꾸는 가난한 오토릭샤 운전사의 딸 트리쉬나(프리다 핀토 분)의 사랑과 파멸을 담아 비극을 배가시킨 영화 ‘트리쉬나.

잘 차려진 밥상처럼 ‘트리쉬나는 내용과 배경, 인물의 조합으로 관심의 이중성을 스크린에 옮겼다. 순수와 호기심으로 시작된 제이와 트리쉬나의 사랑은 점점 물오르고 급기야 일상 포기, 도주를 거쳐 파멸로 마무리된다. 극단적인 사랑으로 관객을 매료시키지만 동시에 안타까움도 함께 전한다.

사랑에 눈이 먼 트리쉬나는 모든 여성 관객의 공감대를 자극하고 훈남 제이는 여심을 녹인다. 극이 끝을 향할수록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그러나 쌍방향이던 사랑이 일방향으로 변하면서 어찌된 영문인지 트리쉬나가 그저 가엽다.

제이의 행동의 진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트리쉬나는 답답하며 ‘왜 멜로 영화의 여주인공이 모든 아픔을 다 짊어질까라는 의문을 남긴다. 중간중간 제이와 트리쉬나의 의견충돌은 평범한 남녀 커플의 모습을 보여줘 웃음도 안기지만, 사랑 앞에서 나약한 그녀의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라 시선은 고정될 수 밖에 없다.


사랑 때문에 속고 속는 트리쉬나의 모습은 지루하기만 하고, 무책임하면서 이기적인 제이는 화를 돋운다. 초반에는 신선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동없이 잔잔한 호수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반복의 연속이라 평범하다. 이는 제이를 향한 트리쉬나의 강력한 일침을 위한 장치로 보여 너무 뻔하다.

질질 끌었던 만큼 보는 이들의 기대치는 높이지 못했지만 사랑의 변질로 얻은 여자의 한과 깨달음은 어느 메시지보다 강력하다.

이야기 전개 속도를 제외한 영화 속 배경, 의상, 음악은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인도의 뭄바이와 자이푸르는 열정적인 인도를 대변하며 영화를 풍성하게 채운다. 트리쉬나의 장신구는 단연 돋보이며 화려함을 넘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오는 20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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