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17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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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택사업 부실에 노출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 A급에 속한 건설사의 잠재부실 규모가 과중한 것으로 분석돼 이들을 중심으로 등급 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신용평가가 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대림산업,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20개 건설사의 국내 주택사업 잠재부실을 분석한 결과 총 잠재부실규모가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AA급과 A급 건설사의 평균 잠재부실은 각각 4614억원과 4865억원이었고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A급 건설사들의 잠재부실은 627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평은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실체적인 부실의 크기와 내용을 파악해 향후 건설사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잠정실적 발표치 등 표면적 수익성이나 재무구조 만으로 건설사 펀더멘털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박춘성 한신평 기업그룹 평가본부실장은 "그동안 건설사의 손실 규모는 각 기업의 일관성 없는 회계기준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변화는 건설사의 주택사업 부실을 정량화시켜 평가 프로세스에 반영해 시장에 명확한 판단 근거를 제시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한신평이 공개적으로 건설사 잠재부실을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사의 대규모 어닝쇼크의 영향이 크다. 최근에는 일부 건설사가 진행사업은 물론 예정사업장에서도 선제적으로 손실을 반영하면서 주택사업 부실이 건설사 수익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됐다.
특히 A급 건설사는 주택가격에 따라 가장 위험 변동폭이 가장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 분석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10% 하락하면 A급 건설사의 평균 잠재부실규모는 9228억원으로 1조원에 가까이 불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신평사들이 건설사들의 부실규모를 공격적으로 추산한다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향후 이같은 추세가 신용평가업계에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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