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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암투에 발목 잡힌 ‘기황후’…하지원은 언제 황후가 되나
입력 2014-03-19 09:56 
[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악의 축 전국환과 백진희는 떠났지만, 권력을 둘러싼 원나라 황실의 궁중 암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18일 방송된 ‘기황후에서 연철(전국환 분)일가를 몰아낸 후 기쁨을 만끽할 사이도 없이 또 다시 등장한 적대적인 세력에, 점차 황권에 대한 욕심과 사람들 몰래 힘을 키우려는 기승냥(하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연철의 세력을 궁에서 제거하는데 큰 공을 세운 기승냥은 자신이 타나실리(백진희 분)의 뒤를 이어 황후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황실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지지세력이었던 백안(김영호 분)부터 고려여자인 기승냥의 황후책봉을 제일 먼저 반대하고 나설 뿐 아니라, 자신의 조카 바얀 후투그(임주은 분) 황후로 올리며 권력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이다.

황태후(김서형 분) 역시 연철을 밀어낸 기승냥은 보통이 아니며, 언제 자신에게 발톱을 드러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를 황실에서 배척했다. 아들 아유시리다라의 독살범을 찾으려는 기승냥(하지원 분)에게 황태후는 난 평온한 황실을 원한다”라는 말로 그녀를 압박할 뿐 아니라, 타나실리의 수발을 들었던 서상궁(서이숙 분)과 연화(윤아정 분)의 신분을 무수리에서 다시 상궁으로 복귀시키면서 기승냥을 향한 적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순식간에 토사구팽(兎死狗烹)이 된 기승냥은 이 모든 것은 자신이 힘없는 고려 여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타환 몰래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왕유(주진모 분)을 손잡고 연철의 숨겨진 돈을 찾아내기에 열을 올렸다.

이 가운데 황후로 올린 바얀 후투그 역시 외양은 부드럽고 마음약한 여인이나, 실상은 타나실리보다 더 악독한, 겉과 속이 다른 악녀본색을 조금씩 보이며 기승냥을 향한 칼날을 조용히 갈고 있는 상황이다.

‘기황후‘가 초반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를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황궁 여자들이 벌이는 궁중 암투가 흥미롭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귀여운 인상으로 선한 역할을 주로 연기해 왔던 백진희는 이번 타나실리로 분해 확실한 연기 변신에 성공할 뿐 아니라 하지원과 기싸움에서도 결코 부족하지 않는 카리스마를 보이며 극을 이끌어 나갔다. 여기에 전국환과 같은 연기파 중년배우들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극의 재미를 높였었다.

하지만 현재 ‘기황후는 아이러니하게 인기를 끌게 해주었던 궁중암투에 발목을 잡힌 상황이다.

연철이라는 큰 적이 없는 상황에서, 처음에는 기승냥의 편이었다가 그녀가 고려 여자라는 이유로 광기어린 시선을 보낸다는 황태후의 설정은 단순히 황실 속 궁중암투를 위해 만들어 진 것처럼 그려내 재미를 반감시켰다. 황태후를 연기하는 김서형의 카리스마는 나쁘지 않았으나, 캐릭터 자체가 개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쉽사리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타나실리가 죽음으로써 기승냥과 새롭게 대립구도를 이루게 된 바얀 후투크는 평소 온화해 보이다가도 본성을 드러낼 때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었어야 했지만, 이를 연기하는 임주은이 아직 극에 적응하지 못한 듯, 이를 다소 평면적으로 표현해 아쉬움을 남겼다.

고려 공녀에서 원나라 제1황후자리에 오르는 기황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는 ‘기황후이지만 현재 궁중암투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 외 부수적인 요소에 소홀해 지면서 극이 전반적으로 뻔하고 지루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기황후는 현재 종영까지 10회 남은 상황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기승냥은 자신을 반대하는 김서형과, 백안, 타얀 후투그를 뛰어 넘어야 할 뿐 아니라, 처음 지혜로웠던 기승냥이 기황후가 되면서 권력을 탐하는 모습까지 그려내야 한다.

기승냥이 변해가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기황후가 진짜 기황후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더 이상 궁중암투에 머무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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