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즐겁게 연기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해요. 헤헤헤."
배우 김고은(23)은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기자님들이나 다른 분들 모두 제가 부담을 느꼈으면 하나 봐요. 다들 부담감 없었는지 여쭤보시네요? 호호호. 전 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게 정말 좋았어요. 제가 이렇게 연기할 수 있는 게 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아요?"
김고은은 데뷔작인 영화 '은교'에서 박해일을 비롯해 '협녀: 칼의 기억'에서 이병헌·전도연 등과 함께 연기했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몬스터'에서는 이민기와 호흡을 맞췄다.
김고은은 "단독으로 연기하는 거면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며 "난 어울리면서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떻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배들이 무척 잘 챙겨준다"고 좋아했다.
"연기하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 선배들이 애정을 갖고 봐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좋은 선배들과 함께하니 '나중에 내가 선배가 됐을 때 이들 같은 선배가 되지 않으면 난 진짜 나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까요."
이민기와는 조금 더 친해지지 못해 아쉬운 듯했지만 귀여운 미소로 다음을 기약했다. "민기 선배와는 홍보하면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촬영할 때는 거의 마지막에만 부딪혔으니까요. 그래도 좋아요. 다들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로 만났으면 좋았을 거라고 아쉬워들 하세요. 나중에 만날 수 있겠죠?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몬스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 태수(이민기)와 그에게 동생을 잃은 복순(김고은)의 끝을 알 수 없는 맹렬한 추격을 그린 영화. 극 중 복순은 시골 장터에 채소를 팔며 여동생과 단둘이 사는 인물이다. 어릴 때 머리를 다쳐 모자란 구석이 있지만 남한테 당하고는 못 사는 인물이다. 태수에게 동생을 빼앗겼으니 이를 악물고 그를 쫓는다.
욕설도 맛깔나게 구사한다. "박철민 선배님처럼, 욕을 하는데 사람을 기분 안 나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김고은. "사실 욕은 '몬스터'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연기 수업을 할 때 욕하는 장면에서 욕을 잘 못하는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욕을 어색하게 하는 친구들을 보며 욕에 대한 관심이 생겼죠. 이상한가요? 하하하. 그래도 기분 안 나쁘게 하는 욕은 '몬스터'를 하면서 배우게 된 것 같아요. 할머니들이 하는 말투를 많이 따라 했죠."
어려운 점도 있었다. 김고은은 "감독님이 복순이 캐릭터를 얘기했을 때 바보 같기도 하고, 또 정상으로 보이기도 했으면 좋겠다. 예측 불가능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며 "촬영하면서 계속 숙제를 받았던 느낌"이라고 회상했다.
김고은은 앞서 '은교'로 신인상을 휩쓸었다. 바뀐 게 많을 것 같다. 그는 "작품들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게 가장 변한 점"이라고 짚었다. '은교'는 3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발탁됐었다. 이후 작품들은 출연 제의가 먼저 들어온 케이스다.
"어떤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한눈팔지 말아야겠다는, 연기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는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했던 '은교'에 대해 "개봉하고 나서 데미지가 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거라는 각오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히려 좋아하는 투가 역력하다. "내가 지금 '은교'를 하면 그때 그 느낌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다만 "영화가 개봉한 뒤 '기사의 댓글이나 다른 글들을 부모님이 보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래도 다행히 부모님이 티를 낸 적이 없다"고 웃었다. 김고은은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지를 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계원예고에서 꽤 칭찬받으며 학교생활을 했던 김고은은 대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다닐 때는 심적으로 힘든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저를 무너뜨리는지를 깨달았죠. 대학교 1학년 때 이도 저도 아니었어요. 연기하는데 잘하지도 못하고, 즐겁지도 않았거든요. 그 감정이 계속되면서 열정을 놔버렸죠. 진짜 선생님들이 '너 왜 그래?'라며 야단도 쳤는데 감흥이 없더라고요. 뭐라고 하면 '못했구나',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끝이었어요. 중요한 과목이 있었는데 그 수업도 열정 없이 들었어요. F학점 맞을 줄 알았는데 교수님이 리포트에다가 코멘트로 '다시 열정을 가지세요'라고 써주셨더라고요. 제 문제를 교수님은 알고 계셨던 것 같아요. 정신 차리고 2학년때부터는 재미있게 살게 됐죠."(웃음)
그렇게 그는 학교생활을 잘 이어갔고, '은교'가 됐다. 이후 '몬스터'의 복순이가 됐다. 그의 연기를 보면 앞으로도 맡을 역할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다.
그는 자신이 끌리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강렬한 선택을 했으니 앞으로 선택에도 고민이 있을 것 같다. "좋은 영화, 괜찮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그지만 "영화를 찍다 보니 흥행도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고 짚었다. 그래도 "20대 초반의 감성은 나중에는 나올 수 없으니 내 지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나 더. 김고은이 출연한 작품인 '은교', '몬스터', '협녀: 칼의 기억' 모두 롯데엔터테인먼트 작품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혹시 낙하산?
김고은은 "어머"라고 놀라며 배시시 웃었다. "신기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은교' 때는 이미 롯데엔터에서 투자하기로 한 다음에 제가 들어간 것이고, '몬스터'는 잘은 모르지만 다른 곳에서 투자하기로 했었는데 바뀌게 됐다고 들었어요. '협녀' 찍을 때도 현장에서 익숙한 분들이 보여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운명인가 보네요. 하하하."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배우 김고은(23)은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기자님들이나 다른 분들 모두 제가 부담을 느꼈으면 하나 봐요. 다들 부담감 없었는지 여쭤보시네요? 호호호. 전 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게 정말 좋았어요. 제가 이렇게 연기할 수 있는 게 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아요?"
김고은은 데뷔작인 영화 '은교'에서 박해일을 비롯해 '협녀: 칼의 기억'에서 이병헌·전도연 등과 함께 연기했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몬스터'에서는 이민기와 호흡을 맞췄다.
김고은은 "단독으로 연기하는 거면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며 "난 어울리면서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떻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배들이 무척 잘 챙겨준다"고 좋아했다.
"연기하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 선배들이 애정을 갖고 봐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좋은 선배들과 함께하니 '나중에 내가 선배가 됐을 때 이들 같은 선배가 되지 않으면 난 진짜 나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까요."
이민기와는 조금 더 친해지지 못해 아쉬운 듯했지만 귀여운 미소로 다음을 기약했다. "민기 선배와는 홍보하면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촬영할 때는 거의 마지막에만 부딪혔으니까요. 그래도 좋아요. 다들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로 만났으면 좋았을 거라고 아쉬워들 하세요. 나중에 만날 수 있겠죠?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몬스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 태수(이민기)와 그에게 동생을 잃은 복순(김고은)의 끝을 알 수 없는 맹렬한 추격을 그린 영화. 극 중 복순은 시골 장터에 채소를 팔며 여동생과 단둘이 사는 인물이다. 어릴 때 머리를 다쳐 모자란 구석이 있지만 남한테 당하고는 못 사는 인물이다. 태수에게 동생을 빼앗겼으니 이를 악물고 그를 쫓는다.
어려운 점도 있었다. 김고은은 "감독님이 복순이 캐릭터를 얘기했을 때 바보 같기도 하고, 또 정상으로 보이기도 했으면 좋겠다. 예측 불가능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며 "촬영하면서 계속 숙제를 받았던 느낌"이라고 회상했다.
김고은은 앞서 '은교'로 신인상을 휩쓸었다. 바뀐 게 많을 것 같다. 그는 "작품들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게 가장 변한 점"이라고 짚었다. '은교'는 3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발탁됐었다. 이후 작품들은 출연 제의가 먼저 들어온 케이스다.
"어떤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한눈팔지 말아야겠다는, 연기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다만 "영화가 개봉한 뒤 '기사의 댓글이나 다른 글들을 부모님이 보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래도 다행히 부모님이 티를 낸 적이 없다"고 웃었다. 김고은은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지를 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계원예고에서 꽤 칭찬받으며 학교생활을 했던 김고은은 대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다닐 때는 심적으로 힘든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저를 무너뜨리는지를 깨달았죠. 대학교 1학년 때 이도 저도 아니었어요. 연기하는데 잘하지도 못하고, 즐겁지도 않았거든요. 그 감정이 계속되면서 열정을 놔버렸죠. 진짜 선생님들이 '너 왜 그래?'라며 야단도 쳤는데 감흥이 없더라고요. 뭐라고 하면 '못했구나',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끝이었어요. 중요한 과목이 있었는데 그 수업도 열정 없이 들었어요. F학점 맞을 줄 알았는데 교수님이 리포트에다가 코멘트로 '다시 열정을 가지세요'라고 써주셨더라고요. 제 문제를 교수님은 알고 계셨던 것 같아요. 정신 차리고 2학년때부터는 재미있게 살게 됐죠."(웃음)
그렇게 그는 학교생활을 잘 이어갔고, '은교'가 됐다. 이후 '몬스터'의 복순이가 됐다. 그의 연기를 보면 앞으로도 맡을 역할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다.
그는 자신이 끌리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강렬한 선택을 했으니 앞으로 선택에도 고민이 있을 것 같다. "좋은 영화, 괜찮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그지만 "영화를 찍다 보니 흥행도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고 짚었다. 그래도 "20대 초반의 감성은 나중에는 나올 수 없으니 내 지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나 더. 김고은이 출연한 작품인 '은교', '몬스터', '협녀: 칼의 기억' 모두 롯데엔터테인먼트 작품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혹시 낙하산?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