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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이 망친 ‘흐름’, 전북 광저우에 1-3 패
입력 2014-03-18 22:51  | 수정 2014-03-18 23:00
전북이 광저우와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석연치 않은 판정 하나가 흐름 전체를 바꿔놓았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전북현대가 18일 저녁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텐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ACL G조 예선 3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홈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고, 멜버른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전북은 광저우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조별예선 1승1무1패를 기록하게 됐다. K리그를 합쳐서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한 전북이다.
디펜딩 챔프를 적진에서 상대해야했으나 최강희 감독은 승리에 초점을 맞춘 경기를 예고했다. 최 감독은 콘카가 빠지고 디아만티가 들어온 변화가 있다지만 이미 완성된 팀이다. 아시아 챔피언”이라고 상대를 칭찬하면서도 하지만 원정을 떠나온 이상 비기는 경기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겠다”는 결연한 뜻을 밝혔다.
밝힌 출사표처럼 전북은 공격적인 전형으로 경기를 임했다. 한교원 이승기 이재성 등 젊고 빠른 2선 공격수들을 배치해 최전방 이동국을 돕고자 했다. K리그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고 있는 중앙미드필더 정혁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전체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렸던 형태에서도 이기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꼬였다.
경기 초반 팽팽하게 맞서던 전북은 전반 18분부터 3분 사이에 2골을 연속으로 허용했다. 두 번 모두 왼쪽 측면이 뚫렸다. 전반 18분 스로인 상황에서 랴오리셩이 완벽하게 전북의 왼쪽 측면을 무너뜨린 뒤 낮게 올린 크로스를 가오린이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3분 뒤, 광저우의 오른쪽 풀백 장린펑이 오버래핑으로 박원재를 제친 뒤 올린 크로스를 다시 가오린이 헤딩으로 연결하면서 순식간에 2-0으로 벌어졌다.
전북으로서는 상당히 괴로운 상황이었다. 계속 공격적으로 임하자니 상대의 기세가 너무 뜨거웠다. 그렇다고 안정적으로 전환하자니 2골은 부담스러웠다. 흔들리는 팀에 안정을 가하면서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야하는 답답한 형국이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간판선수의 에이스다운 활약인데, 전북에는 역시 이동국이 있었다.

전반 38분, 김남일이 꽤 먼 거리에서 올린 크로스가 출발이었다. 이를 이동국이 상대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멋진 헤딩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오른쪽 포스트를 맞는 불운이 따랐다. 어지간한 선수라면 그 아쉬움에서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튀어나온 공을 향해 집중력 있게 달려가 거의 사각에서 다시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 결국 만회골을 뽑아냈다. 베테랑 김남일의 정확한 크로스와 이동국이라는 골잡이의 합작품이었다.
전반이 끝나기 전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전북 쪽으로 기운이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후반 초반도 전북이 공격을 주도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사실상 동점골도 나왔다. 광저우 지역 박스 안에서 펼쳐진 혼전 중 정인환의 헤딩 슈팅이 골라인을 통과했는데 여기서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왔다. 심판이 골키퍼 차징을 선언한 것이다. 정인환의 헤딩은 골키퍼와의 충돌 이전에 행해진 것이었으니 답답한 판정이었다.
이 오심에 가까운 판정과 함께 흐름이 또 바뀌었다. 경기 전체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이다. 후반 15분 전북이 계속 공격을 몰아치다가 역습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측면이 열렸고, 디아만티가 올린 크로스를 첫 골을 어시스트했던 랴오리셩이 헤딩으로 연결하면서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뼈아픈 장면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실점 이후 곧바로 공격수 카이오를 넣었다. 후반 25분에는 레오나르도까지 넣으며 만회하기 위해 교체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선수들 역시 끝까지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만회골은 나오지 않았고 스코어 1-3 아쉬운 패배로 끝났다.
가정법은 의미가 없겠으나 정인환의 골이 성공됐다면 2-2 동점이 되면서 흐름이 완전히 넘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오심이 그 중요한 ‘흐름을 망쳐놓았다. 축구가 흐름의 스포츠임을 생각한다면, 그 오심 이후 추가골이 나왔던 것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씁쓸했던 경기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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