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르포] AI 사태 두 달…오리 농가 "먹고살기 막막합니다"
입력 2014-03-18 20:00  | 수정 2014-03-18 21:02
【 앵커멘트 】
벌써 AI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닭과 오리 축사는 텅 비어 있고 오리를 키워 생계를 유지하던 농민들의 탄식소리만 나오고 있습니다.
AI가 휩쓸고 간 충북 진천 농가를 안보람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수천 마리의 오리가 울어대야 할 축사지만 모두 살처분돼 텅 비어 있습니다.

대신 빈 축사에선 소독약 연기만 뿌옇게 피어납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매일 소독을 하며 다시 오리 맞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기약은 없습니다.

▶ 스탠딩 : 안보람 / 기자
- "1만여 마리의 오리를 키우던 농장이 이렇게 텅 빈 건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인근 농장에서 AI가 발생하면서 예방적 살처분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오리를 키워 생계를 유지했으니 이젠 하루하루가 막막합니다.


▶ 인터뷰(☎) : AI 살처분 피해농민
- "먹고살 길이 없죠. 7월은 돼야 돈 구경할까? 일용직 노동 나가야죠. 오리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다녀야지, 먹고살려니까…."

규정대로면 지난달 시세를 기준으로 마리당 최고 6천 원을 보상받게 되지만 농가가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

대다수 농가는 축산대기업으로부터 병아리를 위탁받아 키워주고 있어 보상금은 회사에서 대부분 가져갑니다.

▶ 인터뷰 : AI 살처분 피해농민
- "병아리하고 사료부분이 회사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회사에 변제를 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어요. 보상받는 돈 갖고는 안되니까 오히려 빚을 내서 보태서…."

살처분 보상비가 사상 최대인 1,100억 원에 달하지만 정작 농가는 한숨만 짓는 상황.

당장 AI 사태가 끝나 다시 닭과 오리를 길러도 돈이 들어오려면 6개월은 걸리는 만큼 농가의 아픔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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