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령법인 10여개 차려 기막힌 사기행각
입력 2014-03-18 13:27 

유령법인을 세워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판매하고, 유아.생활용품 판매사기를 벌여온 2인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18일 사기 등의 혐의로 장모(33)씨와 임모(43)씨를 구속했다.
소규모 차량용 설치업체에 다니던 이들은 지난 2013년 2월 창원에 유령법인을 세우고 '신용불량자도 대출 가능'이란 광고를 내고 대포통장과 대포폰 판매를 시작했다. 대출을 미끼로 찾아온 이들에게 받은 주민등록증 사본, 인감증명서, 인감도장 등을 다시 유령법인 12개를 반들었다. 이후 유령법인 명의로 대포통장 120개, 대포폰 14개를 개설하고 보이스피싱.대출사기단 등에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대포통장은 개당 50만원, 대포폰은 50~65만원, 유심칩은 25만원에 각각 팔아 넘겨 8000만원을 손쉽게 챙겼다. 여기서 이들의 범죄행각은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11월에는 자신들이 낸 허위 대출광고를 보고 찾아온 김모(37)씨의 개인정보로 인터넷 쇼핑몰을 판렸다. 해외명품 유아용품이 돈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또다시 사기를 벌이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통신판매업 신고까지 버젓히 내고 "시중에서 139만원하는 해외 명품 유모차를 75만원에 한정 판매한다"고 인터넷 광고를 냈다. 이들은 출산을 앞둔 구모(33.여)씨 등 주부 50여명이 입금한 3100만원을 모두 가로챘다. 여기에 정수기 .공기청정기 까지 법인 명의로 빌린 뒤 빼돌려 판매해 6000만원의 거액을 챙기기도 했다. 이들은 법인 사무실을 임시로 몇개월만 빌렸다 곧바로 폐쇄하는가 하면 총괄부장, 과장 등 가짜 직함을 사용한 것은 물론 아르바이트생을 전면에 내세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대포차, 대포폰 등으로 도피행각을 벌이던 이들은 결국 경찰에 추적으로 붙잡혀 철창행 신세가 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을 미끼로 받은 신분증 등 개인정보로 10여개의 유령회사를 차려 광범위한 사기행각을 벌여왔다"며 "정작 이들에게 대출을 받기 위해 서류를 건넨 수십명은 자신의 명의로 범죄에 이용되면서 영문도 모른채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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