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의 맥] '무소속' 택한 오거돈…푸틴에 쏠린 눈
입력 2014-03-18 07:54  | 수정 2014-03-18 08:31
(오프닝)
3월 18일 화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새누리당이 어젯밤 서초와 용산, 종로에 여성 후보를 공천하기로 확정했습니다. 기존 후보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오거돈 전 장관이 여야의 러브콜을 모두 뿌리치고 무소속을 선택했습니다.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국정원 김 과장이 윗선의 지시를 없었다고 말해 꼬리 자르기라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크림 공화국 합병을 놓고 푸틴의 선택에 전 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습니다.

1. 여성 우선추천
- 당 지도부가 경선 절차 없이 특정 후보를 특정 지역에 내정하는 것을 '전략 공천'이라고 합니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상향식 공천 도입을 천명하며 전략 공천 폐지를 선언했습니다. 중앙당의 보이지 않는 손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하지만,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우선 추천'은 가능하도록 전략공천의 꼬리표는 남겼습니다.
이 가운데 여성 우선추천 지역을 놓고 새누리당이 시끄럽습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애초 서울에서 강남과 서초, 광진, 용산, 금천구 이 다섯 지역의 기초단체장 선거에 여성을 우선 추천하겠다고 최고위원회에 보고했지만, 반발이 컸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4년째 기초단체장을 준비해 온 '남성' 후보들로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을 겁니다. 공천위가 마련한 설명회에서는 막말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결국, 새누리당은 어젯밤 자정 즈음까지 긴급 최고위를 열어 강남과 광진, 금천을 빼고 종로를 추가해, 서초, 용산, 종로 3곳을 서울의 여성 우선추천지역으로 최종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고 공천위가 여성 우선추천지역 추가 선정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도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2. 무소속 오거돈
- 올 초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러브콜에도 확답을 주지 않았던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 급기야 새누리당까지 "그럼 우리 편인가?" 하면서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야권이 통합 신당에 합의하면서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신당을 택했지만, 오 전 장관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러던 어제, 결국 오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습니다. 아예 명찰을 떼면 몰라도 민주당 깃발을 들고서는 영남지역에서 이길 수 없다는 징크스 때문입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경우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로 연이어 출마했다 낙선했지만, 2010년 무소속 후보로 나섰을 땐 이겼습니다. 오 전 장관 자신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과거 두 번이나 부산시장 선거에 나갔지만, 한나라당 후보에 졌습니다.

오 전 장관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서 무소속 출마 결심을 굳혔을 것 같습니다. 신당 후보로 나서면 새누리당 후보에 열세지만, 무소속으로 간판으로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어제 MBN과 매일경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심정적으로야 새누리보다는 새정치민주연합에 가깝겠지만, 겉으로는 대놓고 표현할 수 없는, 한마디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3. 꼬리 자르기
-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
대형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한 번쯤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들어봤음 직한 말입니다. 3김 위주의 '보스 정치'를 보였던 과거 정치계나 위계질서가 강한 군과 관련된 사건에서는 거의 빼놓지 않고 등장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나 한 사람의 희생으로 조직이 더이상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충정도 어느 정도 내포돼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도 늘 제기됐습니다.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국정원 김 모 과장에 대해 어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김 모 과장이 얼마 전 자살을 시도한 국정원 협조자 김 씨에게 문서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씨가 국정원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한 만큼 김 과장이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증거 조작 의혹이 점점 국정원 윗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김 과장은 위조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공문서가 위조된 사실도 몰랐고 당연히 국정원 윗선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 특성상 수사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사건이 김 과장 선에서 마무리되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로 막을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4. 푸틴의 선택
- 96.8%. 압도적인 찬성률로 러시아 편입을 가결한 크림 공화국이 본격적인 러시아 귀속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푸틴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크림 공화국을 독립국으로 승인했습니다. 합병에 앞서 일단 크림 공화국이 더이상 우크라이나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 인정한 겁니다. 이제 남은 것은 러시아 하원과 상원의 승인, 그리고 푸틴 대통령의 서명입니다. 결국, 합병은 푸틴의 선택에 달린 겁니다. 지금까지는 푸틴이 꽃놀이패를 쥐고 있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압박하면서도 협상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푸틴의 서명이 끝나면 러시아는 이 판에서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가 가장 무섭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에 돌입할 공산이 큽니다. 실제 미국은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인사 11명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데 이어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대로 푸틴이 마지막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크림반도에서의 지분 보장 정도로 만족한다면 '강한 러시아'를 원하는 국민들로선 좀 김이 빠질 수는 있지만, 우크라이나 정상화 과정에서 러시아가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푸틴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후 8시 의회 국정연설에서 크림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그의 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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