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장기저축성예금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3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운용한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저축성 예금 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2012년 17조5000억원보다 20조원 가까이 줄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장기저축성예금 운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통계 작성 방식이 개정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이는 신규가입보다 해지가 많았다는 의미다.
반면 결제 및 단기저축성 예금은 50조5000억원으로 전년의 15조5000억원보다 크게(35조원) 늘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 금리가 낮고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단기부동화 현상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는 여전히 얼어붙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소득 대비 소비증가가 계속 줄면서 보유하고 있는 여유자금이 83조4000억원(2012년)에서 87조원(2013년)으로 3조6000억원 늘었다.
비금융법인기업 역시 설비투자 부진으로 자금운용 규모(71조6000억원)가 4조9000억원 줄고, 자금조달 규모(111조3000억원)도 25조원 주는 등 전체 자금부족 규모(39조7000억원)가 전년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말 총 금융자산은 2012년 말 대비 5.1% 증가한 1경2248조원을 기록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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