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부터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그 어떠한 문제보다 심오하며 결론이 나지 않는 난제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왔다고 하더라도 남녀사이엔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이 존재합니다. 같은 대상을 바라봐도 다른 해석과 결론을 내놓기도 하죠. ‘남심여심은 남녀로 구성된 기자들이 좀 더 대중적인 입장에서 남녀의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얘기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 주>
#제목 : ‘몬스터(감독 황인호·제작 (주)상상필름), 러닝타임 113분, 청소년 관람불가.
#줄거리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살인마와 그에게 하나뿐인 동생을 잃은 여자의 강렬한 추격이 시작됐다. 살인에 미친 남자 태수(이민기 분), 동생의 죽음 때문에 가뜩이나 없던 정신이 더욱 나가 미친 여자 복순(김고은 분). 서로 다른 것에 제대로 미친 두 사람의 대결 승자는 누구일까.
여동생 은정(김보라 분)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복순의 집에 때 아닌 불청객 나리(안서현 분)가 등장한다. 나리를 만난 그 순간부터 복순 은정 자매 앞에는 태수라는 또 다른 불청객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여곡절 끝에 쫓고 쫓기는 상황에 처한 복순과 태수.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운명이기에 두 사람은 처절하게 대결하고 치열하게 싸운다.
여동생 은정(김보라 분)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복순의 집에 때 아닌 불청객 나리(안서현 분)가 등장한다. 나리를 만난 그 순간부터 복순 은정 자매 앞에는 태수라는 또 다른 불청객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여곡절 끝에 쫓고 쫓기는 상황에 처한 복순과 태수.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운명이기에 두 사람은 처절하게 대결하고 치열하게 싸운다.
[MBN스타] 최준용(이하 최) : 일단 ‘몬스터는 언론과 평단에게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영화 같아요. 극 초반 등장하는 ‘꼬꼬마 텔레토비의 패러디는 정말 당황스러웠죠. 복순의 꿈에서 할머니는 태양으로 등장해 말을 거는데. ‘이게 뭔 영화일까?라고 잠시 의문이 들더라고요.
여수정(이하 여) : 여러 가지 장르가 혼합 된 영화 같더라고요.
최 : 확실히 이민기가 나올 때와 김고은이 출연하는 부분의 분위기가 워낙 상반되니깐 초반엔 적응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손진아(이하 손) : 아! 저도 텔레토비 햇살에 당황했어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설정이었거든요.
최 : 영화를 다 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장면은 7살 정신연령을 갖고 있는 복순의 시점에서 바라 본 장면이라고 느꼈어요. 아직 맑고 순수한 어린이라면 태양에 할머니 얼굴이 투영돼 말을 걸 수가 있겠다 싶어요. 어렸을 땐 상상력도 풍부하고 꿈도 잘 꾸잖아요. 아무래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이다 보니 성인의 입장에서 이 장면을 마주했을 때 이질적인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손 : 곳곳에 넣은 유머코드에서도 호불호가 좀 갈리는 것 같아요. 저는 초반엔 그 점이 신선했는데. 이게 너무 자주 등장하고 뭔가 긴장감 조성이 정점이 찍으려는 부분에서 갑자기 코믹으로 바뀌다보니깐 좀 기운 빠진다고 해야 할까요. 온도차가 심한 영화 같아요.
최 : 전 일반 관객들과 영화를 같이 봤는데 공포와 긴장감이 절정에 다다르다가 예상치 못한 유머로 분위기를 싱겁게 만드는 부분에서 많이들 웃더라고요.
여 : 언론/배급 시사회 때도 ‘풉 이라는 헛웃음이 간간히 들리기도 했어요. 관객들이 신선하면 웃고, 혼란스러우면 ‘뭐야 이 B급영화는.. 이러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호불호 정확하게 갈리는 작품이 등장한 것 같아요.
최 : ‘은교로 주목받은 김고은의 후속작인데 그의 연기력은 어땠나요?
여 : 전 김고은이 연기 변신을 참 제대로 한 것 같아요. 정말 미친 여자인 줄 알았어요.
손 : 처음엔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갈수록 징징 대는 게 잦아지다보니깐 그냥 미친X이 아니라 어린아이 같다? 이런 느낌이 강했어요. 좀 작위적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최 : 저도 좀 김고은 씨 연기가 좀 과장된 느낌을 받았어요. 확실히 ‘은교의 이미지를 벗은 것 같은데 자연스러움은 없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연기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죠. 반면, 이민기 씨는 극중 태수였어요. 연기가 아닌 자연스러움을 느꼈죠. 이번 영화에 정말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아요. 김고은 씨도 연기를 못한 건 아닌데 이민기 씨에 비해 자연스러움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연을 맡은 건 이번이 두 번째이니 그 것을 감안해야겠죠.
여 : 이민기는 정말 ‘연애의 온도 속 찌질이를 완전히 벗었어요. 마지막에 피범벅이 돼 노려볼 때 진짜 무서웠어요. 진짜 태수를 위해 제대로 몰입한 것 같아요. 모든 걸 투자한 것 같았어요. 이번 작품이 여태 못해본 배역이라 애정을 많이 가진 것 같았어요 도자기도 배웠고, 극중 의상 콘셉트도 본인이 잡았다고 하네요. 직접 일본까지 가서 옷을 사오고요.
손 : 맞아요. 이민기가 이렇게 액션을 잘했나 싶었어요. 이민기가 이전 작품들도 다 노력을 많이 했겠지만, 특히 이번에 뭔가 투자를 많이 한 것 같은 게 느껴졌어요. 연기나 캐릭터나 다 완성도가 높은 거 같아요.
최 : 사람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죽일 때와 조용하게 도자기를 빚을 때의 느낌의 차이는 인상 깊었어요. 이민기의 캐릭터는 초반부터 외로움의 집약체 인 것 같아요. 그 외로움이 광기로 표출된다고 봤어요.
손 : 맞아요, 전 이민기가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일 때 실제로 그가 가족에 대한 상처나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리얼했어요. 이민기가 족발집에서 피칠 갑 한 채 김고은을 노려보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진짜 살인마, 미친 사람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가 족발로 의붓어머니와 이복형을 내리칠 때 보이는 흰자만 보이는 모습은 정말 무서웠어요.
여 : 그래서 그런지 전 이민기 씨 인터뷰할 때도 참 무서웠어요. 눈빛에 아직 태수가 담겨있었던 것 같아요. 이민기 씨가 인터뷰 때 그랬어요. ‘살인자 연기를 위해 일상 속 살인충동을 참고했다고 하더라고요.
최 :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인 것을 감안하고 보는데도 잔인하더라고요. 고개를 돌리는 여성관객들도 상당수 있었어요.
손 : 특히 전 족발집에서 피 튀기는 장면들이.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아요. 나중에 족발집을 지나가는데 영화 장면이 생각나면서 이민기가 떠오르더라고요.
여 : 이민기 족발신은 정말. 보다가 위를 한번 봤어요.
최 : 전 김윤석 씨요. ‘황해에서 이민기와 똑같이 족발 뼈로 사람을 죽였죠. 앞으로도 족발 뼈가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 등장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최 : 전 이 영화가 끝날 때 ‘가족 이란 것이 떠오더라고요. 이 부분이 이 영화에 가장 중점적인 포인트 아닐까 싶어요.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여 : 맞아요.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랑 그 결핍으로 인해 사람이 괴물로 바뀌는 것 말이죠.
손 : 저 역시 동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환경적인 부분과 가족의 영향력이 정말 중요하구나라고 느꼈죠.
최 : 태수의 성장과정을 보면, 그는 처음에 업둥이로 김뢰하 김부선 가족에 편입되죠. 그 속에서 끊임없이 진짜 가족이 되려고 노력해요. 영화 내내 보여 지는 광기어린 살인은 그 가족에게 인정받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보여요. 형의 부탁으로 살인을 하는 태수의 모습은 가족의 사랑과 관심이 그리워서 눈길을 받고 싶은 것 같아 눈물겹더라고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가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에게는 도구로서 이용만 당하더라고요. 가족과 함께 할 땐 유일하게 인간미가 있었죠.
최 : 복순도 마찬가지로 동생에게 애정을 넘어 강한 집착을 보이잖아요. 할머니를 잃은 후 유일한 혈육이라서 그런지..공부 잘하는 동생이 서울로 대학교를 진학하려고 하자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장면도 가족을 잃지 않기 위한 그의 몸부림이라고 봐요. 동생을 잃은 후 나리(안서현 분)에게 가족이 되줄 것을 제안하는 것만 봐도 가족의 의미와 해체를 그린 것 같아요.
손 : 맞아요 가족이 되고 서로 의지하게 되는, 가족의 가족에 의한 가족을 위한 ‘몬스터 같네요.
여 : 결국 가족은 의지하게 되는 걸 말하려던 것 같아요.
# 감상평
최 : 이민기의 고군분투. 그의 변신은 놀라우나 관객을 위한 친절한 설명의 부재는 아쉽다.
손 : ‘몬스터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영화.
여 : 액션이야? 스릴러야? 아리송하지만 결국 두 가지를 모두 담은 욕심쟁이 영화.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cjy@mkculture.com